카페 '산너머살구' 53

바다를 빼고도 군산을 즐기는 방법!

'올 여름엔 군산에서 생선회 한 접시 먹으면서 해수욕 좀 하고 와야겠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군산은 바다에 면한 항구도시로서 생선회를 비롯한 해산물은 풍부하지만, 아쉽게도 해수욕장은 없습니다.물론 고군산군도로 나가면 선유도 등에 해수욕장이 있지만 적어도 군산 내륙에는 없습니다.해안선이 모두 간척지라 그렀습니다.그래서 우리는 바다를 빼고 군산을 즐기러 다녀왔습니다.이름하여 군산 근대역사기행!그 거창한 여행의 후기를 무려 두 달 만에 올립니다.일단 늦어서 죄송합니다. 꾸뻑!일본 다녀온 거 같죠?일본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군산을 다녀왔습니다.우호적인 문화교류의 흔적도 아니고 부끄러운 식민지 수탈의 상처이긴 하지만,상처도 한 세대가 흐르면 이렇게 관광자원이 되네요.이런 관광자원이 군산엔 정말 많습니다. 일..

길 따라 노래 흥얼, 언덕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처음으로 마감을 해봤습니다.그 고마운 분들을 소개합니다. ^^여기는 을사늑약의 현장, 중명전입니다. 이번 참가자들의 특징이라면 '딸과 함께'였습니다.중2, 고2, 대1, 다양한 연령의 딸들과 동반해주셨습니다.제가 '딸 데리고 오라'고 한 적이 없는데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건 교육적인 이유가 아니었을까 짐작합니다.대한제국기(속칭 구한말)를 전후한 시기 가장 뜨거웠던 역사의 현장을 자녀와 함께 하고픈 장한 부모들이십니다.아, 물론 딸보다 사랑스런 아내만 동반한 분도 계셨습니다. ^^덕수궁에서 시작되는 '정동길'은 '근대문화1번지'라 이름 붙은 역사 탐방로입니다.이런 연표와 지도를 더듬어 가며 천천히 걷기에 아주 좋은 길입니다.우리도 그렇게 걸었습니다.하지만 여행 후기는 좀 색다르게 써볼까해요.일단 노래 ..

남한강을 거슬러, 단종의 비원을 따라

가을의 끝자락을 아슬아슬하게 부여잡고 영월을 다녀왔습니다.'어! 13명인데 1명 어디 갔지?'(쪼오~기 있네. 나무로 만든 짐승 뒤에…) 다시!13명 맞습니다.0月이면 12월 다음달이니까 13月?그래서 13명인가?13명도 그냥 13명이 아닙니다.남자 셋에 여자 열, 성비 훌륭하지요? ^^이렇게 꽃이 많아서 좋았는데, 정작 조선꽃 님은 당일 감기몸살로 빠졌다는…그 좋아하는 배추전에 막걸리도 못 먹고. '우리가 대신 먹었지요!'뮤지컬배우 출신 화분하나 님께서 '설정'에 참여해주셨습니다. ^^대아를 위해 소아를 버리는 희생 정신에 찬사를… 이 집이 바로 '새벽시장 메밀전병'으로 유명한 미탄집인데요, 근데 여기 앉지도 못했습니다.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주문이 밀려서요.주문 들어온 택배 부치고 나면 오늘 준비한 ..

전쟁으로 댐으로, 평화롭지 못했던 오지의 역설 - 비수구미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화천 비수구미마을과 평화의 댐을 다녀왔습니다. 파로호를 건너는 모터보트비수구미길! '생각하면 걷는 두 시간'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걸었는지 단체사진 찍는 걸 깜빡했네요.그나마 참석자들 얼굴이 젤 많이 나오는 컷이 요 동영상이네요. ^^비수구미 이장댁에서 산채비빔밥 배불리 먹고 파로호를 건널 때 모습입니다.18명이 함께 해주셔서 작년 5차 태안 여행 때와 타이를 이룬 것으로 만족했습니다.뒷모습 몰래 찍는 거 아닙니다!지 얼굴 찍고 있는 겁니다.아시죠? 쎌카봉 ^^ 강원도 화천은 고지대 추운 곳이라 이미 열흘 전에 단풍의 절정이 지나갔습니다.그래서 나무에 걸린 단풍잎보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더 보기 좋았습니다.계절의 변화를 아직 모르는지 늦가을답지 않게 피어난 들꽃..

서산마루 해 떨어지는 곳이 아니라 상서로운 고장이라네요.

상서로운 기운을 얻고자 서산(瑞山)을 다녀왔습니다.요렇게 단체사진 찍었다가(요긴 황금산 코끼리바위), 한 분 빠졌길래 다시 찍었습니다.요긴 서산마애삼존불 앞.앞 사진하고 비교하면서 숨은그림찾기 해보세요. 이 중에 누가 빠졌을까요? 당일 코스라 일정도 부담 없고 회비도 부담 없어 좋다 했더니 참석자는 1박이나 당일이나 뭐 거기서 거기.14인승 우등버스 나올 날만 기다립니다. ^^서산9경 중 1, 2, 7경을 다녀왔습니다.9경은 지나가다 버스 차창밖으로 봤고, 3경은 작년에 다녀왔어요.우리가 다닌 순서는 무시하고 서산 1경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우리나라 3대 읍성 중 하나,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해미읍성입니다.남한산성이나 수원화성에 버금가는 저 성벽을 보세요. 저건 암만 봐도 지방 읍성의 담벼락 규모가 아닙..

파도치는 7번 국도 바닷길 굽이치는 불영사 계곡길

이제 1박 코스는 없다고 '마지막' 타령을 해서인지 14명이 울진 여행에 함께 해주셨습니다.'한국시장 철수 - 브랜드 고별전'       ☜ 얘네들 벤치마킹 좀 했습니다. ^ ^이번엔 21세기 태생들도 함께 했습니다. 작년 10월 26일, 8차 청송 여행 이후 무려 8개월여 만입니다.이 사진에 눈 감고 계신 한 분 계시죠? 이 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어차피 한 분은 희생해 주셔야 했습니다.(단체 사진을 두 컷 찍었는데 각 컷당 한 분씩 눈을 감았더라구요. 어쩝니까? 먼저 민원 넣으신 분을 살릴 수밖에… ^^) 요번엔 마지막 1박2일이라고 했으니 뭐라도 특이하게, 먹는 거부터 먼저 올리겠습니다.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가는 여행에 생선회가 빠질 수 없겠죠?부장들의 로망 임원항입니다.저도 부장이..

가진 게 없어 나비를 얻었네!-한적한 나비의 고장 함평

차 밀리고 식당에서 줄서고 사람 많아 사진 찍기도 힘들고…'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지?'관광지에서 한번쯤 들었던 생각!지금 함평으로 오세요!한적한 여행지에서 나비처럼 너울너울 여유로운 날갯짓을 즐길 수 있습니다.함평은 나비 외에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지라 봄의 절정 5월 주말에도 사람에 치일 염려가 전혀 없는 곳입니다.관광지의 때가 타지 않은 곳!그런데 이게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유명 관광지의 약삭빠른 상혼이 없는 대신 서비스도 없는 곳입니다.악착같은 호객행위가 없는 건 좋은 점이지만 여행에서 느끼고픈 활기마저 없으니 그건 아쉽습니다.찾아가겠다고 전화한 손님이 주소를 못 알아듣는다고 목소리를 다단으로 높여가는 걸 옆에서 보면서, '영업이 그리 아쉽지는 않나보군! 이걸 순수하다고 봐야 하는지?' 하..

물의 고장 포천에서 돌 구경하고 온 이야기

전사회적인 애도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말인데 유명 관광지에 사람이 없더이다.그래서 이렇게 우리끼리만 물수제비도 뜰 수 있었습니다.비통하고 안타까운 세월호 침몰사고!사고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이런 대형사고가 어디 한두번이더냐고 넘기기엔 이번 사고의 충격은 너무나 큽니다. 몇몇의 잘못으로 덮어버릴 일이 아닙니다.'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구성원으로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집단에 내가 계속 소속돼 있어야 하는가?'부부가 결별하고 친구가 의절하고 학교를 자퇴하고 회사에 사표내는 건 '나는 이곳의(혹은 상대로부터) 구성원 대접을 못 받고 있다'는 불신과 자괴감이 근본적인 이유입니다.비통과 애도, 공포를 넘어서는 본원적인 망연자실! 털썩 주저 앉고 싶지만 약속된 여행은 떠나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이곳 구성원에게..

천리 유배길 따라 다녀온 남해 소풍-2

남해의 상징이 된 가천마을 다랭이논. 땅 한 뙈기가 아쉬웠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굳이 이런 험지에 농사를 지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실제 벼농사를 짓는 곳은 전체 다랭이논 가운데 10% 미만이고 나머지는 김메기를 하지 않아 잡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5호로 관리되고 있지만 실생활이 배제된 채 관리로 유지된다면 그건 테마파크입니다.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요? 산은 산 물은 물, 세월따라 당연히 변해간다가 정답일까요?그나저나 명승은 명승입니다.가천의 또다른 명물 암수바위입니다. 미륵이라고도 한다는데 수미륵은 설명이 필요없고, 암미륵은 비스듬이 누운 임산부라고 합니다.수미륵의 제대로 된 짝은 금산에 있던데 이걸 실어 말어?흠흠…'바로 19금 됐네!'산은 산이요 물은 물입니다. ^^너무나 ..

천리 유배길 따라 다녀온 남해 소풍-1

여수 기름 유출이 신경 쓰여 남해를 갈까말까 했었는데 결국 가길 참 잘했습니다. 고심 끝에 선택한 데 대한 보답이겠지요? 남해는 우리에게 화창한 날씨까지 선물했습니다.맑은 날은 여수시내도 건너다보인다는 그런 시야까지는 얻지 못했지만 봄꽃 여행을 다니기엔 최적의 기온이었습니다. 이 사진은 전통방식으로 멸치를 잡는 죽방렴입니다.사진 구도가 좀 갸우뚱하죠? 찍어주는 사람이 카메라를 그렇게 잡습디다. ^^같은 시기를 공감할 수 있는 연령대가 함께 했습니다. 둘다섯의 '밤배'를 어색하지 않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하고 많은 그 시절 노래 중에 왜 하필 '밤배'냐고요?저 아래 상주은모래해변을 내려다보다, 칠흑같은 밤바다를 떠가는 조그만 배 한척을 보고 그 감상을 적은 노랫말이 '검은 빛 바다 위를 밤배 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