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박 코스는 없다고 '마지막' 타령을 해서인지 14명이 울진 여행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한국시장 철수 - 브랜드 고별전' ☜ 얘네들 벤치마킹 좀 했습니다. ^ ^
이번엔 21세기 태생들도 함께 했습니다. 작년 10월 26일, 8차 청송 여행 이후 무려 8개월여 만입니다.
이 사진에 눈 감고 계신 한 분 계시죠? 이 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어차피 한 분은 희생해 주셔야 했습니다.
(단체 사진을 두 컷 찍었는데 각 컷당 한 분씩 눈을 감았더라구요. 어쩝니까? 먼저 민원 넣으신 분을 살릴 수밖에… ^^)
요번엔 마지막 1박2일이라고 했으니 뭐라도 특이하게, 먹는 거부터 먼저 올리겠습니다.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가는 여행에 생선회가 빠질 수 없겠죠?
부장들의 로망 임원항입니다.
저도 부장이지만 저에겐 그냥 막회의 성지입니다. ^^
붉은 고무다라이에 담긴 요놈들, 어느 것 하나 맛 없는 게 없지만 가운데 아래쪽 여자 손바닥만한 세꼬시(뼈째회)가 저에겐 단연 갑입니다.
생선회라는 것이 비주얼로는 큰 차이를 못 느낍니다. '먹어봐야 맛을 알지!'
자연산 우럭의 저항! 가시 같은 지느러미에 독이 있다네요. 목숨이 경각인데 독이 오를 만하겠지요.
주로 바닥에 배깔고 기어다니는 녀석인데 물밖으로 입을 내밀고는 뭐라고 계속 뻐끔뻐끔!"머라구우~~~???'
울진하고 영덕만 대게 싸움인 줄 알았더니 삼척도 한 목소리 낍니다.
'삼척이면 90cm인데 그런 대게가 어딨어?'
저녁에 또 회를 먹었네요.
저녁 식사는 다이버캠프에서 뷔페식(반찬 5개짜리)으로 먹었던지라 전혀 기대가 없었는데, 다이버교육생들 만찬 자리에 꼽사리 껴서 목살구이, 생선회, 소라회, 멍게 등등을 배불리 얻어(?) 먹었습니다. 첨엔 조금 눈치도 보였지만 생맥주 무한제공의 효과였는지 나중엔 아주 당당해졌습니다. "여기 맥주 다 떨어졌는데요!"
곰치국 아세요? 물곰국이라고도 하는데 동해, 삼척, 울진 등 이 일대에서는 최고의 해장국입니다. 예전엔 정말 서민 메뉴였다지만 요즘엔 어획량이 줄어서 가격도 꽤 셉니다.
인물은 아귀 뺨치게 못 생겼고 살도 흐느적 흐느적, 은퇴한 스모 선수처럼 근육이완 상태입니다.
하지만 만만히 봤다가는 큰코다칩니다. 큰 놈은 1m 넘게 자라는 데다가 날카로운 이빨까지 지녀서 문어도 잡아먹는다네요. @@
곰치국은 입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흐물흐물 생선살의 식감이 영 별로입니다.
그래서 초보자를 위해 도루묵찌개와 문어볶음을 대체 메뉴로 준비했습니다.
귀경길 점심은 엄나무돌솥밥을 먹었습니다. 뜨거운 돌솥이 싫은 사람은 엄나무비빔밥.
비빌 때는 고추장 말고 이 집에서 개발한 비빔 소스를 넣고 비벼야 맛있습니다.
반찬을 맛보면 그 집 음식 솜씨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맛의 불모지 경상도에서 수준급 솜씨입니다.
디자인 감각도 꽤 있죠? 생선구이에 칼집 낸 것하며 색깔 조합도 신경 쓴 듯합니다.
춘양목으로 유명한 춘양의 동궁회관이었습니다.
식후경으로 금강산 유람 좀 합시다. 울진에는 금강산이 두 군데 있지요.
지하금강 성류굴과 울진의 소금강 불영계곡입니다.
우리나라 동굴 중 처음으로(1967년) 일반에 개방한 성류굴입니다. 지하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단골 수학여행 코스였던지라 올드팬들이 많습니다. 우표에도 나옵니다.
65세 이상은 무료 입장이지만, 저 입구를 보세요! 노인들 입장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장장 15km의 협곡, 불영계곡입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만만해 보이지만 계곡을 걷다보면 꽤 난도 높은 트레킹 코스라는 걸 대번 느낍니다.
그래서 위험한 트레킹은 포기하고 그냥 계곡가에서 즐기랬더니, 저저저… 부부만 아니었으면 확 기냥!
이걸 흉내낸 게 아니었을까요? 근데 얘네들은 오누이인데…
오누이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사랑바위입니다. 불영계곡 상류쪽에 있고 주변으로 사랑바위휴게소가 있습니다.
산도 좋지만 그래도 울진하면 바다 아니겠습니까?
대양을 바라보는(望洋) 망양정입니다. 그리고 그 망양정을 바라보는 묘령의 여인입니다.
"저기… 묘령 맞나 보게 뒤 좀 돌아보시겠습니까?"
올해 105세의 현역 등대, 미끈한 외관의 죽변등대입니다.
그 아래쪽으로는 폭풍 치는 벼랑에 선 별장과 교회 건물이 보입니다.
'머리 속으로 구도 좀 그려보고'
찰칵! 찰칵!
첨엔 드라마 촬영 세트장으로 만들었지만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내부 시설도 특정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실제 예배도 드리는 종교시설이고, 별장은 울진 관광안내시설 겸 휴게공간입니다.
세트장에서 바라본 하트해변입니다. 하트를 닮긴 했는데 부엉이 머리를 더 닮지 않았나요?
요 주변은 시누대가 터널을 이룬 대숲길입니다. 바위 구간엔 데크가 설치돼 있어서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로 이어집니다.
죽변이란 지명도 대나무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솟아라! 덕구야!
국내에 하나뿐인 자연용천 '덕구온천'의 물 솟는 샘입니다. 영어(spring)가 더 실감나네요.
(요건 비행 님 블로그에서 빌려온 사진입니다.)
용천수는 송수관을 따라 4km를 내려와…
온천수가 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진을 못 찍게 하는 바람에 탕 내부는 보여드릴 수가 없고 ^ ^
덕구온천 원탕 가는 길만 원없이 보여드리겠습니다.
물이 많기도 하고 맑기도 하고 '세계의 유명 교량'이라 이름 붙은 미니어처 다리도 재밌고 원탕을 보러 간다는 목표도 있고 무엇보다 운동화 신고도 까딱없는 만만한 산길이라 편안하고 왕복 8km로 거리도 적당하고 등등 여러 모로 저에게 깔맞춤한 트레킹 코스입니다.
동영상으로 보니 더 시워~~언합니다.
우리의 숙소 울진해양레포츠센터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시설물 위탁관리자가 낯설지 않은 이름이라서 한 장 올려봤습니다.
귀경길 춘양시장에서 점심 먹고 나서 우연히 발견한 제비집!
한 마리 땅에 떨어지면 다리에 부목 좀 대주려고 기다렸건만…… 아함!
제비는 복을 가져다 준다지요?
1박 2일 울진 여행 함께하신 여러분! 다같이 제비 보고 왔으니 모두에게 복이 넘칠 겁니다.
여름 잘들 보내시고 가을에 다시 뵙겠습니다.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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