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다시는 여행/너도나도 아는 유명 맛집 11

건봉국밥 - 전남 순천시 인제동

'부산 명물' 돼지국밥을 순천에서 맛본 얘기 좀 하겠습니다.부산 돼지국밥이야 한국전쟁 때 부산 피난민들이 여럿이 먹을 수 있는 저렴한 국밥을 만들어 먹던 거라고 알려져 있지만 순천 돼지국밥이 어떻게 생겨난 건지는 그 유래를 잘 모르겠습니다.뭐 유래가 꼭 중요합니까? 어디서 굴러(?) 왔는지는 몰라도 맛만큼은 확실히 부산보다 순천이 낫습니다. 물론 부산 사람들은 아니라고 펄쩍 뛸 겁니다.건더기도 푸짐하지만 돼지육수 특유의 누린내가 전혀 없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잡내를 어떻게 잡았지?'주인에게 비결을 물었습니다. 아시죠?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허망하다는 거…재료 정직하게 쓰는 게 맛의 비결이다, 뭐 이런 얘기지요!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반찬은 뭐 그냥 그렇고요, 돼지간하고 순대가 써비스로 ..

압강옥 - 전북 군산시 사정동

압강옥의 '압강'은 압록강을 말합니다. 주인이 압록강변 출신이랍니다.[전라도 반찬으로 꾸민 이북 음식점] 압강옥을 한 마디로 얘기하면 이렇게 됩니다.그래서 그런지 다른 전라도 음식점에 비해 반찬도 좀 덜 짭니다.압강옥의 대표 메뉴는 생선회에 장어구이까지 골고루 맛 볼 수 있는 압강옥정식이지만 대표 음식(복튀김, 불고기, 쟁반)을 집중적으로 먹기 위해서는 단품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자, 이렇게 방짜유기 찬그릇에 반찬이 깔리고…잡채가 그렇게 맛있다고들 하던데 잡채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다른 집하고 큰 차이를 못 느끼겠습니다.저 차림표의 것들을 차례대로 먹습니다.먼저 복튀김 되시겠습니다.사실 여기까지는 이집 음식맛이라기보다는 재료맛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복어를 제대로 튀겨놓으면 당연히 ..

이성당 - 전북 군산시 월명동

빵집이 맛집?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도 있으니 맛집이라고 해둡시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대단한 곳을 다녀왔습니다. '이성을 잃어버린 빵집'제 표현입니다. 어찌 빵집이 이럴 수가 있답니까? 이름하여 이성당.타이틀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전국 3대 빵집이라고 칭해놓은 안동의 맘모스제과, 대전의 성심당도 이렇게 줄을 서지는 않습니다.예전 초등학교 때 우표 사려고 새벽부터 우체국에 줄 선 적은 있지만 빵집 문 열릴 때 줄 선다는 얘기는 들은 적도 없고 본 것도 처음입니다.이성당의 최고 인기 메뉴는 앙금빵(단팥빵)과 야채빵, 그리고 팥빙수입니다. 빵 나오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는데 콘서트장에서나 볼 수 있는 줄까지 쳐집니다. 1인당 살 수 있는 구매 개수도 제한합니다.군산 인구의 절반이 일본인..

김서방숯불가든 - 경북 예천군 예천읍

언젠가 경북 사람들의 유별난 소갈비 사랑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에 가시면 상대적으로 천대(?) 받는 등심을 드셔보시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경북 지역으로 여행 혹은 출장을 가게 되면 저부터도 갈빗살을 찾게 됩니다. 일단 눈에 많이 띄거든요.경북 지역의 여러 갈비 명소를 가봤지만 그 유명한 예천 김서방숯불가든은 소문만 듣다 이번에 처음 가봤습니다.맛이요?역시나! 명불허전입니다.안동 갈비골목의 동부갈비, 대마갈비, 뉴서울갈비나 영주경찰서 건너편의 영신숯불갈비 등에서 맛난 갈빗살을 수도 없이 섭렵한 우리 딸내미가 단연 엄지를 치켜들더군요."아빠 이 집이 최고야!"육식 종결자로 소문난 류현진 선수도 다녀갔네요.30장은 돼 보이는 사진들의 공통점은, 마치 인증샷처럼 사장님이 꼭 함께..

무등산 - 서울 청담동

최고의 맛집인 줄 알면서도 함부로 못 가는 집, 청담동의 '무등산'을 다녀왔습니다. 근 10년 만에 와 봤습니다. 그새 별관도 생겼네요.그동안 못 왔던 이유는 오직 하나!차림표를 보세요. 설명이 더 필요합니까?오늘이나 10년 전이나 계산은 제가 안 했습니다. 좋은 말로 '스폰'을 모셨습니다.홍콩에서 '아리수'라는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제 고등학교 동창입니다.일종의 벤치마킹 차원에서, 고기 맛있고 인테리어 괜찮은 집을 같이 가자고 해서 못 이기는 척(사실은 쾌재를 부르며) 동행했습니다.맛이면 맛, 비주얼이면 비주얼, 고기야 말 할 것도 없이 최고지요. 입에서 '살살살' 녹습니다. 입에서 녹는 고기를 최고의 맛으로 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에 대한 공방은 이전에 올린 제 글로 갈음하겠습니다. 환상의 마블링은..

두꺼비게장 - 전남 여수시 봉산동

간장게장 말만 하면 앞에 꼭 따라다니는 아주 '진부한' 수식어가 있습니다."밥도둑"진부하기는 해도 간장게장이 밥도둑이라는 사실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합니다.그러니, 먹을 것도 많은 여수까지 와서 간장게장 먹겠다고 이렇게 줄을 길게 서는 거겠지요. 여수 봉산동 사랑병원 근방에는 게장 식당들이 모여있는 게장골목이 있습니다. 늘 말씀드렸죠? 같은 음식을 파는 집들이 모여 있으면 유독 한두 집만 줄 선다고… 그 집이 바로 '두꺼비게장'과 '황소식당'입니다.두꺼비게장의 대표선수, 간장게장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양념게장보다는 간장게장을 더 좋아합니다. 게장을 다 먹고서도 그릇에 남은 간장 양념이 아쉬워 내내 쩝쩝거렸습니다.'간장만 싸달라고 할까? 안 싸주겠지? 그냥 담아 갈까? 물병에' 간장게장과 함께 ..

청목 - 경기 이천시 사음동

이천쌀밥 한정식을 먹고 왔습니다.경기도 이천에서 생산되는 쌀은 예로부터 밥맛이 좋아 임금님께 진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을 나와 시내 방면으로 4km쯤 가면 쌀밥정식을 파는 집 대여섯 군데가 나옵니다. 다들 아시죠? 이렇게 같은 음식을 파는 집이 몰려 있으면 유독 한 집만 사람이 몰린다는 불편한 진실!그곳이 바로 '청목'입니다. 쌀밥정식집은 여기 말고도 이천 시내 곳곳에 수도 없이 많지만 어느 때부턴가 청목이 이천쌀밥집의 대명사입니다.사실 청목을 소개하는 사진은 이거 하나면 끝입니다. 간장게장, 조기조림, 꽁치구이, 수육 보쌈, 돼지고기 장조림, 콩비지찌개, 야채쌈과 강된장, 우거지국, 잡채무침, 파래김, 데친 미역, 부침개, 겉절이, 각종 나물과 솥밥 그리고 솥밥에서 나..

성수족발 - 서울 성수동

일단 이거부터 보시죠!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지요?이 엄동설한(1월 14일)에 손님들이 밖에서 한 시간 정도는 예사로 기다립니다. 지금은 3번 노시훈 일행 4명이 들어갈 시간입니다. 현재 시간은 오후 7시.제가 한번 평가해보겠습니다. 우선 좀 달달합니다. 니혼진들이 이 맛을 보면 환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입맛을 기준으로 하면 조금 덜 달았으면 좋겠습니다.고기가 보쌈이나 수육처럼 따뜻합니다. 주방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손님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데 미처 식힐 시간이나 있었겠습니까?그리고 성수족발을 성수족발이게 만든 가장 중요한 포인트! 껍질이 유난히 쫄깃거립니다. 껍질 말고 살코기 부위는 보쌈처럼 부드러워서 저처럼 껍질만 탐닉(?)하는 사람도 살코기에 손이 갑니다.다른 족발집과 다른 점은 양념입니다..

낙천갈비 - 경북 예천군 예천읍

경상도 음식은 맛이 없다고들 합니다."아니야, 절대 안 그래!""찾아보마 무울 마한 것도 많아!"라고 항변하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지만 대체로 자기들도 인정을 합니다. 경상도 음식에 관한 불편한 진실과 함께 전라도 음식이 더 맛있다는 사실까지…저처럼 10년 가까이 경상북도를 내집 드나들 듯 다녀 본 사람에게는 단골로 다니는 집들이 있습니다. 그런 집들은 정말로 '무울 마'합니다. 그런 집들이 유독 예천에 많습니다. 물론 저의 한정된 경험에 비춰서 하는 말입니다.예천군청 근방에서 점심을 여러 번 먹었습니다. 지역 맛집의 '보증수표'인 군청 직원과 함께 가기도 했지만 저혼자 간 적도 많았습니다. 짬뽕, 대구탕, 수제비, 순대국밥 등 들르는 집마다 우연히도(?) 모두 무울 마했습니다. 그런 집 중 하나가 낙천갈..

단골식당 - 경북 예천군 용문면

순대축제라고 들어보셨나요?별의별 음식축제가 다 있다지만 순대로 축제를 연다는 사실은 저도 올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신림동 순대타운에서 하냐고요? 모르겠습니다. 거기서 하는지 안 하는지는… 순대국 체인점으로 널리 알려질 만큼 유명한 백암순대, 병천순대, 신의주순대를 다 제치고 좀 낯선 용궁순대가 축제의 주인공입니다. 축제를 열 정도면 순대 내공이 꽤 되는 곳이겠지요? 돼지 막창을 재료로 쓰기 때문에 쫄깃한 맛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저는 축제 때는 못 가봤고 출장 가는 길에 몇번 들러봤습니다.회룡포로 유명한 예천에 가면 순대국밥집이 열 몇 군데 모여 있는 동네가 있습니다. 문경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예천에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으로 용궁시장이 나오는데 여기 가면 순대 천지입니다. 이렇게 같은 음식을 파는 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