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산너머살구'

천리 유배길 따라 다녀온 남해 소풍-1

kocopy 2025. 1. 15. 08:38

여수 기름 유출이 신경 쓰여 남해를 갈까말까 했었는데 결국 가길 참 잘했습니다. 

고심 끝에 선택한 데 대한 보답이겠지요? 남해는 우리에게 화창한 날씨까지 선물했습니다.

맑은 날은 여수시내도 건너다보인다는 그런 시야까지는 얻지 못했지만 봄꽃 여행을 다니기엔 최적의 기온이었습니다. 이 사진은 전통방식으로 멸치를 잡는 죽방렴입니다.

사진 구도가 좀 갸우뚱하죠? 찍어주는 사람이 카메라를 그렇게 잡습디다. ^^

같은 시기를 공감할 수 있는 연령대가 함께 했습니다. 둘다섯의 '밤배'를 어색하지 않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

하고 많은 그 시절 노래 중에 왜 하필 '밤배'냐고요?

저 아래 상주은모래해변을 내려다보다, 칠흑같은 밤바다를 떠가는 조그만 배 한척을 보고 그 감상을 적은 노랫말이 '검은 빛 바다 위를 밤배 저 밤배…' 하는 노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단체사진을 찍은 이곳이 바로 '밤배'의 탄생지입니다.

"오늘 확실히 시야가 안 좋네요!" 

 

봄의 시작과 함께 다녀온 경남 남해.

남해하면 역시 금산입니다. 일정 순서와는 관계없이 금산 이야기부터 들어갑니다.

비단을 펼친듯 아름다운 남해금산(錦山).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 끝에 나라를 얻었다고 하여 보은의 뜻으로 '말로만' 비단을 하사하여 보광산은 금산이 되었습니다.

금산을 제대로 등반하려면 상주해수욕장 뒷편 금산탐방지원센터 쪽이나 두모마을 쪽에서 한발두발 오르는 것이 정답이지만 우리는 복곡지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8부능선부터 시작하는 이른바 '얌체산행'을 택했습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근데 왼쪽 남자분은 왜 저 손가락을 사용하실까?'

버스비가 1,000원인데, 택시비도 5,000원(4명)이라 탈 만합니다.

유홍문상금산(由虹門上錦山). 주세붕 선생처럼 우리도 홍문을 통해 금산에 올라봅시다!

해골처럼도 보이고 멀리서 보면 머리큰 공룡처럼도 보이는, 금산의 명물 쌍홍문입니다. 이름 그대로 쌍무지개문이네요.

그렇게 오르면 금산의 최정상 망대(705m)에 이릅니다. 남해바다에 왜적이 뜨면 망대의 봉수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암수 서로 정다운 까마귀를 바라보다(210mm로 당겼습니다), 문득 생각난 상사바위(오른쪽). 이 바위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전설이 있습니다. ^^ 찾아보세요. 쉽게 검색됩니다.

금산의 절경, 마저 감상하시죠!

산 정상에서 먹는 점심 한 상. 4대째 가업을 잇는 금산산장입니다. TV에도 많이 나왔어요.

최고의 걷기 코스, 남해바래길을 걷습니다. 날씨 조오~타!

설명하면 사족이 되는 풍경들입니다. 그래도 사족을 달고 싶은 컷이 있는데, 5번째 사진 녹색바위는 녹조가 아니라 파래가 붙은 겁니다.

길에서 만난 것들.

(위에서부터 좌우좌우 순으로) 진달래, 동백, 산자고, 사스레피, 발풀고사리(남해특산), 유채, 그리고 파래까지…

 

이걸 다 어떻게 알았냐고요?

이 분이 알려주셨죠!

숲해설과 문화유산해설을 겸하시는 조혜연 선생님. 공식 직함은 남해문화원 사무국장이십니다.

이틀간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페 남해군사랑(http://cafe.daum.net/namhai)도 가입했습니다. ^^

꽃뿐만이 아닙니다. 길에서 개도 만나고 숭어도 만났습니다.

꽃보다도 개보다도 숭어보다도, 저는 이 풍경이 그렇게 오래 남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시금치?" 글이 짧은 걸 절감합니다. 이 느낌을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네…

마늘만큼이나 유명한 남해 시금치. 아쉽게도 맛은 못 봤습니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단지 뒤돌아볼 뿐… "저 말씀이십니까?"

 

(용량 제한 탓에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누가 다음 아니랄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