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산너머살구' 53

핸드드립 커피에, 대구머리뽈찜에, 관동팔경까지… 좀 언밸런스했나요?

강릉 여행을 떠나기 전날은 석가탄신일이었습니다.집착을 버리라는 부처의 가르침이었을까요? 여행 당일 비 예보에, 교통대란 예보에, 여행 신청 저조까지… 여행인솔자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각종 부정적인 지표에 멘탈은 이미 붕괴 직전이었습니다.가까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푸념을 하다 결국 한잔 하게 됐는데 부처의 가르침은 절집이 아닌 술집에 있었습니다. '어리석은 중생아, 집착을 버릴지니…'"예! 집착 안 합니다. 그냥 최선을 다하며 여행 자체를 즐기렵니다."'커피'로 테마를 붙인 3차 강릉 여행. 커피 한잔 마시고, 대구머리뽈찜에 막걸리 한잔 하고, 강릉 해변도 거닐고, 경포대에 올라 구경도 잘 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도 정원은 못 채웠지만 결국 20명이 다녀왔고 여행 당일에는 비도 오지 않았습니다. 교통 ..

낙동강이 감아 도는 하회, 내성천이 휘돌아 나가는 회룡포

저는 망우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누울 자리(동구릉)를 정하고 환궁하는 길에 '이제야 근심을 잊었다(忘憂)'며 멈춰선 데서 유래한 동네가 바로 서울 중랑구 망우동이고 이곳에 자리잡은 학교가 망우초등학교입니다. 근심을 잊은 이 좋은 초등학교가 봄 가을로 소풍을 갈 때면 웬일인지 비가 내렸습니다. 나들이가 사치이던 그 시절, 봄 가을 소풍은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로망이었기에 이날 내리는 비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하늘의 저주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망할 망에 비 우(亡雨)'인가 보다 하는 자조 섞인 푸념과 함께 교실에 앉아 슬픈 김밥을 사이다의 탄산으로 넘기곤 했습니다. '세상 일 뜻대로 안된다'는 진리를 어린 나이에 깨우친 셈입니다.그로부터 35년! 정말 비 때문에 망(할 뻔)했..

물 고은 麗水, 꽃도 곱고 밤도 고와라!

여수, 여수, 노래를 부르다 못해 '여수 밤바다'까지 링크를 걸어놓고는 오매불망 기다리던 첫 여행!!! 여수 오동도 향일암을 "마침내" 다녀왔습니다. '진인사대천명', '시작이 반' 뭐 이런 말들이 머리 속을 어지럽게 날아다니지만, 제가 맨 먼저 할 일은 첫 여행을 빛내준 분들에 대한 감사의 큰절입니다. 넙쭉!물이 곱네, 꽃이 예쁘네, 경치가 예술이네 해도 여행지의 회상은 단연 '먹는 것'입니다.여수 도착하자마자 삼학집 '서대회무침과 갈치구이' 먹어주시고, 저녁엔 솔잎횟집 쥔장이 직접 잡은 '자연산 세꼬시' 드셔주시고, 다음날 점심은 두꺼비집의 밥도둑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으로 마무리해주십니다. 아침에 먹은 종점모텔횟집의 '해물된장찌개'는 평범했던지라 사진 생략합니다.이 중 단연 인기 폭발은 두꺼비집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