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훈의 테마기행/2012~15년 23

창의문, 북소문, 자하문

산너머살구 22차 서울 여행 코스 중 윤동주문학관이 있습니다.그 건너편 고개에 우뚝 솟은 성문이 바로 창의문입니다. 아! 창의문.위치는 북소문, 별칭은 자하문.이 사연 많은 성문의 이야기 좀 들어보실랍니까?참, 늦었지만 축하(?)할 일이 하나 있네요.창의문 또는 북소문 또는 자하문이 몇 년 전에 타이틀을 하나 승계 받았습니다.타이틀: 한양도성 8개의 문루 중 가장 오래 된 건물1741년 개축 이래 지금까지 원형을 유지해오고 있으니 300년 가까운 연륜입니다.숭례문이 화재로 반납한 타이틀을 창의문이 물려 받은 셈이지요. 창의문을 사람으로 치면 ‘굴곡지고 사연 많은 인생’입니다. 다큐멘터리 소재로 딱 좋은 스토리 있는 인생이랄까요.탄생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또한 그리 주목받는 인생도 아니었습니다. 대문이 아..

양, 소, 닭, 말, 개, 메추리 등등등 돼지 빼고 몽땅 ^^

유목을 기반으로 하는 기마민족의 식단은 기본적으로 육류입니다.카자흐스탄도 마찬가지.자~ 이 드넓은 유목국가(였던 나라)에 왔으니 무슨 괴기부터 먹어볼까나!일단은 양고기죠!크기도 크기려니와 식감에 있어서 서울 차이나타운에 널려 있는 양꼬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조리 기술 이전에 생고기와 냉동고기의 차이가 맛을 가릅니다.꼬치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양갈비로 먹기도 합니다. 감자칩과 함께 ^^소고기는 대개 스테이크로 먹더라구요. 이네들 방식이라기보다는 러시안 스타일이라고 봐야지요.볶음짬뽕 비슷한 저 요리에 들어간 것도 소고기입니다.재래시장엘 가면 스테이크용으로 소 살코기 부위만 크게 잘라 놓고 팝니다.머리, 발, 꼬리, 내장, 뼈, 알(?) 등등 맛있는 부위는 전부 어디로 간 걸까요?재래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아스타나에서는 크고 특이해야만 합니다. 나 대통령 말씀!

카자흐스탄을 잠깐(4박 6일) 다녀왔습니다.서유럽 전체 면적보다 더 넓다고 자랑하는 세계 9위의 영토대국을 4박 일정으로 다녀왔으면, 잠깐 다녀온 거 맞습니다.난생 처음 가봤고, 그것도 여행이 아닌 업무상 출장으로 다녀왔으니, 그야말로 뭐가 뭔지도 모르고 다녀온 셈입니다.한국하고 비교해보세요. 한반도의 12배 크기라고 합니다. 그럼 남한의 25배?시차는 3시간이고 비행기로 7시간 가까이 날아갑니다.가기 전부터 제가 카자흐스탄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건 한 3가지 정도?1. 지난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이다.2. '스탄' 돌림자를 쓰는 범이슬람문화권이다.3. 2017년에는 수도 아스타나에서 엑스포가 열린다. 끝. 그러니 카자흐스탄 여행기라고 보지 마시고 그냥 사진 몇 장 구경한다고 생각하고 봐주세..

센 베노! 몽골

주말을 끼고 몽골을 다녀왔습니다.업무상 다녀왔지만 해외에 나간다고 어디 종일 일만 한답니까? 한국을 벗어나면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나라가 지구상에 단 한 곳도 없지만(그래도 가게에서 담배 정도는 삽니다. ^^),몽골의 경우는 좀 심해서 저 혼자서는 화장실도 못 갑니다.말은 고사하고 글을 못 읽으니 정말 말 그대로 '눈 뜬 장님'입니다.'이게 제 이름이라네요!'까막눈의 고통을 체험해 본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명패하고 명찰에 적힌 이름이 달라요.하지만 언젠간 제게도 이름 석자를 읽고 쓸 날이 올 겁니다. ^^ 말은 한 마디 배웠습니다. "센 베노"안녕하세요라는 뜻이랍니다. 써먹을 데가 많겠죠?'제대로 전달이 된 건지?'생전 처음 외국인을 상대로 강연을 해봤습니다.강연의 첫 마디는..

4년 만에… 성장 사진

식구들과 매년 같은 장소를 찾는다는 친구가 있습니다.같은 곳을 배경으로 1년마다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 성장을 기록하는, 이른바 성장 사진이지요. 우리 식구도 한번 해봤습니다.휴가 갔다오는 길에 안동을 들렀는데 문득 이걸 찍어보고 싶더군요.계산해 보니 딱 4년 만이네요. ^^아이들의 성장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지만 부모가 늙는 것도 확인한다는 건 좀 서글픈 일입니다. 4년 뒤에는 더 그러겠지요?아마 딸내미는 아빠의 얼굴을 가리고 아들내미는 엄마를 업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2014-08-08 19:47:52

가장 넓은 둘레길, 우이령길

제주 올레길 열풍 이후 전국에 둘레길 한 곳 안 만들어 놓은 지자체가 없습니다. 본래 있던 길을 손 보거나 길이 없는 일부 구간은 길을 만들어 완만하게(급경사도 간혹 있지만) 걸을 수 있도록 저마다 걷기코스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걷기 열풍을 반영하듯 걷기 카페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참고로 제가 가입한 카페 유유자적을 알려드립니다. 서울에도 둘레길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서울성곽길을 비롯하여 서울을 둘러싼 수많은 산자락에 둘레길이라 이름 붙은 걷기 코스가 '웬만하면' 있습니다.국립공원 북한산에도 북한산둘레길이라 부르는 21개의 걷기 코스가 있습니다.그 중 한 곳, 우이령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둘레길이 아닙니다. 북한산 종단길입니다.대개 둘레길은 활보하기에는 좀 옹색한 샛길이 많아, 걷다 보면 나뭇가지..

먹세그려!!!

풍기(영주), 안동, 대구를 거쳐 포항국제불빛축제를 관람하고 7번국도를 타고 옥계해변(강릉)에서 2박하고 대진해수욕장(고성)에서 1박하고 춘천을 거쳐 돌아왔습니다.다녀온 곳 모두 유명한 곳들이라 장소를 세세히 설명하는 건 별 의미가 없겠고 더구나 여름철에 해수욕장 다녀온 얘기도 뻔할 테니, 4일 동안 먹고 온 얘기만 늘어놓겠습니다.1. 27일 아침 - 풍기 정도너츠.파리**트, 뚜레** 등 프랜차이즈 빵집이 꼼짝 못하는 지역 터줏대감 빵집이 몇 군데 있지 않습니까?정도너츠도 그런 곳 중 하나입니다.저처럼 단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몇 개는 먹게 만드는 참쌀도너츠, 정도너츠.생강도너츠, 인삼도너츠, 사과도너츠 등 다양합니다.2. 27일 점심 - 안동찜닭골목 서문찜닭저는 찜닭 별로 안 좋아합니다. ..

폭죽의 장관, 포항국제불빛축제

불꽃놀이를 보겠다고 포항까지 내려간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재작년에는 잘 아는 교수님의 초청이 있어서 별 기대 없이 갔다가 엄청난 불꽃놓이 규모에 아이들 입이 쩍 벌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와 아내의 입도 쩍 벌어졌습니다.사실 아내의 입이 벌어진 건 불꽃놀이의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VIP자가 선명한 저 손목띠 때문이었습니다.저 손목띠를 하나 차고 있으면 중앙 관람석에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데, 그날 불꽃놀이 관람객이 70만 명(방송 보도)이고 초청 좌석은 1,000석이 채 안됐으니까 자리에 앉아서 뒤를 돌아보면 구름 같은 인파가 선 채로 관람하고 있으니 '왜 아니' 뿌듯했겠습니까?올해도 불꽃놀이의 규모는 어마어마했습니다. 장소는 지방 중소도시 포항에서 열리지만 포스코, 한화 등에서 후원하..

비를 피해 다닌 2박 3일 중동부 여행

한 달 전에 적어둔 수첩 메모입니다.7월 13일 앞뒤로 엮어서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와야지!기대가 컸습니다. 안동, 예천을 비롯한 경북 북부 지역에는 고가음악회라는 문화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던지라 꼭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古家, 문화와 예술을 만나다.이름부터가 얼마나 멋있습니까? 실제로 안동 지역 지인의 추천을 받은 적도 있었고요.그런데...실제로는 예천군민한마당이었습니다."시~~계바늘처럼 돌고 돌다가 가는 길을 잃은 사~람아~~ 미련따윈 없는 거야 후회도 없는 거야~~"주최측의 고충은 이해합니다.빈 자리를 놔두고 행사를 진행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을 초청했으니 그 분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맞습니다! 저도 클래식의 고요한 선율보다는 흥겨운 트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