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상징이 된 가천마을 다랭이논. 땅 한 뙈기가 아쉬웠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굳이 이런 험지에 농사를 지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실제 벼농사를 짓는 곳은 전체 다랭이논 가운데 10% 미만이고 나머지는 김메기를 하지 않아 잡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5호로 관리되고 있지만 실생활이 배제된 채 관리로 유지된다면 그건 테마파크입니다.
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요? 산은 산 물은 물, 세월따라 당연히 변해간다가 정답일까요?
그나저나 명승은 명승입니다.
가천의 또다른 명물 암수바위입니다. 미륵이라고도 한다는데 수미륵은 설명이 필요없고, 암미륵은 비스듬이 누운 임산부라고 합니다.
수미륵의 제대로 된 짝은 금산에 있던데 이걸 실어 말어?
흠흠…
'바로 19금 됐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입니다. ^^
너무나 유명한 독일마을.
독일식 건물만 보려거든 이곳은 들르지 마십시오. 지난 1960년대 간호사와 광부로 독일로 건너갔다가 50년 만에 고향 한국으로 돌아와 고향보다 더 오래 산 독일을 꾸며 놓고 사는 남해독일마을입니다. 건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이야기를 보려거든 들르십시오. 관광지의 가치는 '실생활'입니다. 민박도 할 수 있고 10월엔 맥주축제(OktoberFest)도 열립니다.
이제 먹는 얘기 좀 해볼까요?
기대도 안했다가 제대로 맛보고 온 곳입니다. 제철 멸치쌈밥을 못 먹을 바에야 아예 먹지 말자고 했다가 그래도 아쉬워 맛만 보자며 선택한 '아침 때우기용' 식당, 명상이네식당 멸치쌈밥. 지난 뱅쿠버 동계올림픽 때의 빙상 종목처럼 기대도 안 했던 의외의 효자 종목이었습니다. 남해에서 유일하게 강추! 나물 반찬도 맛있고 주인도 친절해요! 원예예술촌에서 독일마을 반대 방향에 있습니다.
그밖에 첫날 점심을 먹었던 '꽃담'. 이름처럼 상차림이 예쁜 집입니다. 보는 맛도 음식맛이라면 꽃담도 맛집입니다. 꽃처럼 예쁜 상차림과 친절한 사장님, 그리고 결코 빠지지 않는 음식맛. 다만, 마지막 입안을 감도는 감칠맛 그 2프로가 부족합니다. 음식 솜씨는 타고 나는 거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소개해주고 최소한 욕은 안 먹습니다. 남해 마늘로 재뒀다는 삼겹살과 양념구이도 맛있습니다.
저녁을 먹었던 남해자연맛집의 멍게비빔밥은 최고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웬만해선 갈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늘 떠들던 '기업형 맛집'입니다.
우리의 숙소 꽃내마을 꽃내활성화체험센터입니다. 잠만 자기엔 너무 아까웠습니다. 혹시 이곳을 가실 분들은 잠자기 전후로 시간 좀 확보하셔서 찜질방, 노래방, 주변 볼거리 등등을 깨알같이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우리는 이게 있어서 좋아다요! 함안에 사시는 '까뮤'님이 바리바리 싸들고 위문공연 와주셨습니다. ^^
산너머살구는 이번 남해 여행을 반쪽으로만 다녀왔습니다. 남해가 지닌 천혜의 자연자원은 짧고 굵게 만끽한 대신 남해가 지닌 인문역사자원-김만중 등의 유배문학과 이순신 노량해전 유적-은 남해유배문학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여행 출발 일주일 전에 숙소를 포함한 일정 일부가 바뀌었지요? 바로 이 분, 김성철 남해유배문학관장님의 도움이었습니다. ^^
천리 유배길 따라 다녀온 남해 소풍! 이런 유배라면 또 가고 싶습니다.
"전하! 유배 보내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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