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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방숯불가든 - 경북 예천군 예천읍

언젠가 경북 사람들의 유별난 소갈비 사랑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에 가시면 상대적으로 천대(?) 받는 등심을 드셔보시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경북 지역으로 여행 혹은 출장을 가게 되면 저부터도 갈빗살을 찾게 됩니다. 일단 눈에 많이 띄거든요.경북 지역의 여러 갈비 명소를 가봤지만 그 유명한 예천 김서방숯불가든은 소문만 듣다 이번에 처음 가봤습니다.맛이요?역시나! 명불허전입니다.안동 갈비골목의 동부갈비, 대마갈비, 뉴서울갈비나 영주경찰서 건너편의 영신숯불갈비 등에서 맛난 갈빗살을 수도 없이 섭렵한 우리 딸내미가 단연 엄지를 치켜들더군요."아빠 이 집이 최고야!"육식 종결자로 소문난 류현진 선수도 다녀갔네요.30장은 돼 보이는 사진들의 공통점은, 마치 인증샷처럼 사장님이 꼭 함께..

선심 쓴 김에 낙조까지 보여주시지!

5차 태안 여행을 18명 식구들과 '꽉찬' 당일코스(7시 출발 ~ 23시 도착)로 다녀왔습니다.배경이 좀 별로죠? ㅎㅎ꽃지에서 저녁놀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을 계획이었는데… 일몰 직전 꽃지 풍경이 이랬습니다.五里霧中?오리가 다 뭡니까? 사방 오십리가 다 무중입니다. 어떻게 한 시간 만에 이렇게 변할까? 예비 단체사진을 찍어두길 잘 했습니다. 배경은 좀 빠지지만…전체적으로 일정 여유가 있었습니다. 종합운동장에서 7시 출발해서 10시부터 일정 시작하려고 했는데 9시 조금 넘어서 간월암에 도착해버렸습니다. 서산휴게소에서 20분간 쉬다 온 걸 빼면 채 2시간도 안 걸린 셈입니다. 기사님이 새로 뚫린 길을 요리조리 어찌나 잘 아시던지!고려말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看月) 득도했다는 '섬 속의 절집' 간월암입니다...

편백의 향기와 대숲에 이는 바람

편백나무, 삼나무, 팽나무, 푸조나무, 메타세콰이어, 대나무, 소나무…이번 여행에 우리가 만나고 온 나무 군락들입니다.효능이요?일단 즐거워집니다. 애도, 어른도 표정 좋잖아요?이틀 동안 걸은 총 거리, 약 15km.지쳐 떨어지지 않냐고요? 지치면 이렇게 누워버리면 됩니다.하늘에 두른 차양막이 직사광선을 막아주지요, 숲속에서 산들바람 불지요, 잠이 솔솔 옵니다.산 너머 살구 제4차 여행, 전라남도 장성과 담양으로 '종합' 산림욕을 다녀왔습니다.  편백나무에서는, 피톤치드라는 사람 몸에 좋은 물질이 뿜어져 나온다는데, 그게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내 눈에 보이는 것만이 나를 힐링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 군락. 피톤치드가 나오든 안 나오든 시원스럽게 하늘로 뻗은 편..

핸드드립 커피에, 대구머리뽈찜에, 관동팔경까지… 좀 언밸런스했나요?

강릉 여행을 떠나기 전날은 석가탄신일이었습니다.집착을 버리라는 부처의 가르침이었을까요? 여행 당일 비 예보에, 교통대란 예보에, 여행 신청 저조까지… 여행인솔자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각종 부정적인 지표에 멘탈은 이미 붕괴 직전이었습니다.가까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푸념을 하다 결국 한잔 하게 됐는데 부처의 가르침은 절집이 아닌 술집에 있었습니다. '어리석은 중생아, 집착을 버릴지니…'"예! 집착 안 합니다. 그냥 최선을 다하며 여행 자체를 즐기렵니다."'커피'로 테마를 붙인 3차 강릉 여행. 커피 한잔 마시고, 대구머리뽈찜에 막걸리 한잔 하고, 강릉 해변도 거닐고, 경포대에 올라 구경도 잘 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도 정원은 못 채웠지만 결국 20명이 다녀왔고 여행 당일에는 비도 오지 않았습니다. 교통 ..

무등산 - 서울 청담동

최고의 맛집인 줄 알면서도 함부로 못 가는 집, 청담동의 '무등산'을 다녀왔습니다. 근 10년 만에 와 봤습니다. 그새 별관도 생겼네요.그동안 못 왔던 이유는 오직 하나!차림표를 보세요. 설명이 더 필요합니까?오늘이나 10년 전이나 계산은 제가 안 했습니다. 좋은 말로 '스폰'을 모셨습니다.홍콩에서 '아리수'라는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제 고등학교 동창입니다.일종의 벤치마킹 차원에서, 고기 맛있고 인테리어 괜찮은 집을 같이 가자고 해서 못 이기는 척(사실은 쾌재를 부르며) 동행했습니다.맛이면 맛, 비주얼이면 비주얼, 고기야 말 할 것도 없이 최고지요. 입에서 '살살살' 녹습니다. 입에서 녹는 고기를 최고의 맛으로 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에 대한 공방은 이전에 올린 제 글로 갈음하겠습니다. 환상의 마블링은..

낙동강이 감아 도는 하회, 내성천이 휘돌아 나가는 회룡포

저는 망우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누울 자리(동구릉)를 정하고 환궁하는 길에 '이제야 근심을 잊었다(忘憂)'며 멈춰선 데서 유래한 동네가 바로 서울 중랑구 망우동이고 이곳에 자리잡은 학교가 망우초등학교입니다. 근심을 잊은 이 좋은 초등학교가 봄 가을로 소풍을 갈 때면 웬일인지 비가 내렸습니다. 나들이가 사치이던 그 시절, 봄 가을 소풍은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로망이었기에 이날 내리는 비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하늘의 저주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망할 망에 비 우(亡雨)'인가 보다 하는 자조 섞인 푸념과 함께 교실에 앉아 슬픈 김밥을 사이다의 탄산으로 넘기곤 했습니다. '세상 일 뜻대로 안된다'는 진리를 어린 나이에 깨우친 셈입니다.그로부터 35년! 정말 비 때문에 망(할 뻔)했..

장군삼계탕 - 경기 고양시 대화동

두마리치킨만 아셨죠? 일산의 명물, 두마리 삼계탕을 소개합니다. ^^뚝배기 안에 닭이 두 마리 들었습니다. 메뉴판에 적힌 정식 이름은 '삼계탕전골'입니다.대개 삼계탕은 손님 한 사람 앞에 따로 한 그릇씩 주는 개별 메뉴이지만, 장군삼계탕에 가면 여럿이 한데 먹을 수 있도록 전골 뚝배기에 내옵니다. 휴대용 가스렌지로 데우면서 먹을 수 있으니 그 점도 좋습니다. 커다란 찌개 그릇을 식탁 가운데에 놓고 숟가락을 공유하는 것을 워낙에 좋아하는 한국인이다보니 급기야 삼계탕까지 전골로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걸 안주로 먹다가 국물이 바닥을 드러내면 이렇게 외치지 않을까요? "여기 육수 좀 부어주세요!"삼계탕집 이름이 왜 장군일까 하고 봤더니, 장군님이 운영하시는 가게였습니다. 대조영, 광개토태왕 등 사극에서 주..

두꺼비게장 - 전남 여수시 봉산동

간장게장 말만 하면 앞에 꼭 따라다니는 아주 '진부한' 수식어가 있습니다."밥도둑"진부하기는 해도 간장게장이 밥도둑이라는 사실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합니다.그러니, 먹을 것도 많은 여수까지 와서 간장게장 먹겠다고 이렇게 줄을 길게 서는 거겠지요. 여수 봉산동 사랑병원 근방에는 게장 식당들이 모여있는 게장골목이 있습니다. 늘 말씀드렸죠? 같은 음식을 파는 집들이 모여 있으면 유독 한두 집만 줄 선다고… 그 집이 바로 '두꺼비게장'과 '황소식당'입니다.두꺼비게장의 대표선수, 간장게장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양념게장보다는 간장게장을 더 좋아합니다. 게장을 다 먹고서도 그릇에 남은 간장 양념이 아쉬워 내내 쩝쩝거렸습니다.'간장만 싸달라고 할까? 안 싸주겠지? 그냥 담아 갈까? 물병에' 간장게장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