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산너머살구'

올해도 서울을 걷다! 3년째

kocopy 2025. 2. 27. 10:02

서촌 지나 부암동까지…

걷고, 버스 타다, 내려서 걷고…

석파정까지 왔습니다.

무려(?) 17명!

옛길로 치면 이런 길을 걸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 들러서 '화성행행도' 구경하고,

경복궁의 서쪽 담을 지나

서촌, 그 중에서도 통의동한옥마을을 좀 걸었습니다.

서촌의 골목길은 좁고 복잡합니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길이적당하오>

시인 이상이 오감도(烏瞰圖)에서 노래했던 시상도 우리가 걸었던 '막다른 골목길'에서 얻었을 겁니다.

천장이 보이는 사진은, 해방 전후 시기 수많은 문인들의 아지트였던 보안여관입니다.

다음 코스는 윤동주문학관입니다.

서촌에서 여기까지 걷자면 언덕길 따라 20~30분 정도는 걸립니다.

그래서 버스를 탔습니다.

윤동주문학관은 장소가 특이합니다.

수돗물 가압장을 리모델링한 건물이라서 벽면에 남아있는 노란 물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용도를 다 한 시설물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꽤 바람직한 사례입니다.

프랑스에 기차역을 개조한 오르세미술관이 있다면,

한국에는 물탱크를 개조한 윤동주문학관이 있습니다. ㅋㅋ

 

게다가 이런 해석까지 더해 놓으니 더더욱그 럴 듯하네요.

<가압장은 느려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 다시 힘차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세상사에 지쳐 타협하면서 비겁해지는 우리 영혼에 윤동주의 시는 아름다운 자극을 준다. 그리하여 영혼의 물길을 정비해 새롭게 흐르도록 만든다. 윤동주문학관은 우리 영혼의 가압장이다.>

오늘 일정의 마지막 코스인 서울미술관까지는 걸어서 10분 이내.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눈호강 좀 하고…

이어지는 석파정으로 향합니다.

계절이 좀 낯설죠? ^^ 작년 가을에 찍은 겁니다.

석파정은 아무래도 겨울보다는 가을 컷이 낫네요.

그래도 늘푸른 소나무는 가을, 겨울 구별이 없네요.

위는 작년 가을, 아래는 요번 겨울입니다. 별 차이가 없죠?

샛노란 모과를 배경으로 분위기 한번 잡아보고,

감 서리도 한번 시도(?)해 봅니다.

'감은 절대 안 땄음!'

올해 개근하신 가한여우 님께 조촐한 포상도 했습니다.

그리고, 맛난 김치찌개로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낮술은 한잔 안 했냐구요?

공식 일정 마치고 각자 알아서 했을 겁니다. 아마도 ^^

 

2015년 올 한해도 함께 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긴 겨울 푹 주무시고(?), 내년 3월에 어김없이 돌아오는 산너머살구에서 다시 봬요.

3월 꽃여행은 어디로 갈지 아직 미정이구요,

그 다음 여행지는 정했어요.

부안 변산반도에 채석강, 적벽강 보러 갑니다.

변산 계획 잡으신 분들은 미리 다녀오지 마시고 잠시만 참아주세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

그럼 이만! 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