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산너머살구'

역사의 고장에 새우깡을 날리다!

kocopy 2025. 2. 27. 10:53

이런 컷이 잡힐 줄은 몰랐습니다.

고놈 참! 연기자네 연기자 ^^ 카메라감독(?)의 연출 의도를 100% 이해하는 '대배우'입니다. 배우 경력도 꽤 됐겠지요?

중요한 건, 우리 회원들이 이렇게 좋아라 할 줄도 몰랐다는 사실!

석모도 행은 당초 계획에는 없었는데, 즉석에서 스케줄 변경하기를 참 잘 한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 주신 하얀미소 님 고맙습니다. ^^

고맙기도 하지만 잠깐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머리에 새똥을 맞았거든요. 근데 누가 그러데요.

"새똥을 머리에 맞으면 운수대박이다!"

그래서 로또를 샀지요!

날짜 보세요. 2016/03/26 (토) 19:56:52

ㅎㅎ 마감 3분 8초 전에 샀습니다.

결과는???

 

직접 보세요! (대박 났으면 아마 후기에 안 올렸겠지요? ㅎㅎ)

갈매기의 교훈 -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가 아니라…

'어리석은 중생아! 똥은 똥일 뿐이다.' ^^

 

아무튼 얘들, 내년에 연육교가 생기고 나면 밥줄 끊기게 생겼습니다.

지금부터 슬슬 진짜 새우를 잡아먹는 연습들을 해야 할 겁니다. ^^

덕분에 전등사(삼랑성) 일정은 보문사로 바뀌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절을 떠나야지요!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어쨌든 보문사의 대표는 바로 이 마애불입니다. 일명 눈썹바위 부처님.

올라오긴 힘들어도 일단 올라오면 이런 탁트인 전망이 제공됩니다.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부니 조오타~

절에 가면 소원 비는 연등을 볼 수 있지요. 소원성취, 합격기원, 만수무강 등등

그런데 요 연등은 말입니다…… 그냥 개그맨 서경석이 생각났지 말입니다.

보문사에서 하산하는 길가에는 이런 멋진 자태의 소나무가 누워(?)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길을 돌면…

이런 만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국 모든 산사 입구에는 다 있다는 그것!

파전에 막걸리 ^^

저는 막판에 합류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겨우 한잔 걸쳤다는 ^^

자 이제 시간을 거슬러, 강화도에 도착한 아침 8시 30분으로 돌아갑니다.

60년 전통의 강화 맛집 우리옥에서 아침들 드시고…

강화도령 철종의 잠저, 용흥궁으로 갑니다.

철종이 강화도령 시절부터 이런 집에 살았던 건 아닙니다. 사람이 왕이 되니 살던 집도 신분상승을 하면서 새단장을 했다고 합니다.

어찌됐든 간에 한옥엘 가면 일단 툇마루에 앉아봐야 됩니다. 그래야 집의 온기도 느끼면서, 치밀한 한옥의 구성을 여유있게 눈에 담을 수가 있습니다. 아카시아 님은 뭘 좀 아는 분입니다.

성공회 강화성당을 꼼꼼이 살펴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태극문양 사이로 만든 성공회 십자가, 그리고 용마루에 올라앉은 십자가, 범종의 당좌에 새겨진 십자가 등등은, 본질 이외의 것에 집착하는 오늘날 한국 주류 종교의 천박한 모습과 크게 대비가 됩니다. 성공회는 이렇듯 대범하고 열린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태생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Church of England를 왜 聖公會라고 해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공회의 시작은 그리 聖스럽지도 또한 公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신을 섬기기보다는 여자들(?)을 너무나 사랑했던 영국왕(헨리8세)의 바람기와 또한 당시 유럽 지역의 정치적 역학관계로부터 시작된 교파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상세한 야그로 들어가면 너무 길어질 테니 여기까지만 하고, 인터넷에 성공회, 헨리8세, 천일의 앤, 왕자와 거지 등을 검색해 보세요.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참고로 성공회 예배당을 성당이라고는 부르지만 그렇다고 성공회가 카톨릭인 것은 아닙니다. 성공회도 카톨릭에 반발하며 세운, 넓은 의미의 개신교입니다. 다만 교리는 카톨릭에 가깝다고 하네요. 영국국교회라고도 합니다.

한옥으로 지은 성공회 강화성당(위)과 서양식으로 지은 성공회 서울대성당(아래)을 비교해 보세요.

성공회강화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진짜(?) 카톨릭 강화성당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위쪽에는 고려궁지가 있습니다.

고려궁지, 즉 고려 왕궁이 허물어진 터에는 나중에 조선왕실의 행궁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곳에 외규장각도 자리잡습니다.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를 임대 형식으로 반환받는다고 해서 지난 2011년에 온나라가 떠들썩했었죠? 바로 그 역사의 현장입니다.

그럼, 外규장각 말고 本규장각은 어디에 있을까요?

창덕궁 후원에 있습니다. 눈 쌓인 부용지 너머로 보이는 2층 누각 건물이 주합루(규장각)입니다.

창덕궁의 규장각에도, 강화의 외규장각에도, 현재 왕실도서는 없습니다.

이 책들은 모두 서울대 규장각에 가 있습니다. 1910년 나라가 망하면서 일제는 10만여 점을 헤아리던 규장각 도서를 모두 조선총독부로 가져갑니다. 경성제국대학이 문을 연 이후에는 이 학교의 도서관을 거쳐 해방 후 서울대학교로 옮겨 오게 됩니다.

고려궁지에 대한 더 상세한 내용은 푸른바다, 아카시아 님 후기를 참조 ^^

석모도를 다녀와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된 곳은, 고소한 시래기밥으로 유명한 대선정.

쓰러져 가는 시골집에 스레트 지붕, 그 한 켠의 스카이라이프 안테나, 정돈 안 된 항아리들, 그리고 마당을 지키는 회색빛(?) 흰개 한 마리!

우리가 알고 있던 이런 집들은 대체로 음식이 맛있었습니다. ^^

그런데 이건 또 뭐랍니까? 우리의 식사 장소였던 수상가옥(?)이 뿜어대는 하롱베이의 이국적 포스!

암튼 종잡을 수 없는 컨셉이지만 밥맛은 좋았습니다.

19인분이나 팔아준 큰손님에 대한 예우로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는 요 녀석!

비록 목욕은 안 했지만 예절을 알더군요.

불과 150년 전 프랑스, 미국, 일본 군대에 중과부적으로 맞섰던 아픈 역사의 현장 '초지진'에서 산너머살구의 열혈회원 18명은 단체사진을 찍으며 굳게 맹세했습니다.

5월 21일에는 다들 '꼭' 변산반도에 함께 가자고 말입니다!

맨 마지막 사진 속 소나무 몸통에 새겨진 점선은 그 옛날 미국 함대의 포탄을 맞은 흔적이라네요.

포탄이 약한 건지? 소나무가 굳센 건지?

 

2016년 첫 여행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함께 하진 못했지만 긴 후기 읽어주신 여러분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