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소개한 금당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특이한 정자 두 곳이 있습니다.
지도 속의 빨간 표시가 각각 병암정과 초간정입니다.
먼저 병암정을 처음 보았을 때 저의 첫 느낌은 '어, 이건 우리나라 스타일이 아닌데?'였습니다.
분위기가 약간 중국스럽지 않나요?
근데 이건 순전히 저의 아마추어적인 느낌이었나 봅니다.
알고 보니 병암정은 얼마 전 하지원이 주연한 드라마《황진이》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라네요. 중국풍의 정자에서《황진이》를 찍었을 리는 없다고 보면 제 눈이 잘못된 건데 다들 사진 한번씩 봐보세요. 느낌이 어떤지?
병암정을 이름풀이하면 병풍 같은 바위 위에 선 정자라는 의미인데 이름마따나 풍경 자체는 절경입니다. 뿌리를 과연 어디에 내렸을까 궁금해지는 낙락장송도 예술입니다. 다만, 콤파스로 도려낸 듯이 반듯하게 원을 그린 인공섬의 경계석이 경악스럽습니다. 이래저래 병암정은 저에게는 높은 점수를 못 받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초간정은 느낌이 '우리 것' 같았습니다.
기암괴석 사이를 휘돌아 흐르는 계곡물에 내려 앉듯 자리 잡은 초간정은 처음 지어진 때로부터 근 400년이 흐른 고택입니다. 조선 선조 때 초간 권문해 선생이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대동운부군옥」을 편찬한 역사적인 장소라고 합니다.
금당실을 갔을 때 혹시 시간 여유가 있으면 이 두 곳의 정자를 한번 비교하듯 둘러보세요.
정자는 사람이 올라가 앉도록 만든 시설입니다. 그곳에 올라앉아 정자를 만든 사람이 보여주고자 했던 풍광을 여유있게 감상해보십시오.
야심한 시각이라 짧게 갑니다.
다음 주는 예천이 사활을 걸고 있는 지역의 미래 - 예천곤충엑스포를 둘러보겠습니다.
채널 고정.
2014. 6. 30. 오전 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