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주말엔 1박 2일 울진 여행 인솔이라 좀 미리 올립니다.
울진 소식은 홍포토가 올릴 겁니다.
지난 주에 예고한 예천과 곤충 이야기입니다.
'나비는 함평에 있고 벌은 예천에 있다.'
이게 속담도 아니고 무슨 엉터리없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 중에는 아마도 이렇게 믿는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봄에 함평 나비축제에 가고 여름에 예천 곤충축제에 갔더니 책에서만 봤던 나비, 벌이 천지로 날아 다니지 않습니까? '아하! 나비, 벌이 어디에 있나 했더니 여기 다 있었구나!' 싶을 겁니다.
장남이 코끼리 다리 만진 격이지요. 저는 서울서 자랐지만 어려서 나비, 벌을 흔히 봤었는데 요즘 도시에선 나비, 벌 구경하기가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시골 어디에나 있는 곤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함평이나 예천의 사례를 일종의 '브랜드 선점'으로 보아도 좋을 겁니다. 브랜드 선점은 쉬운 말로 "찜"입니다. 나비가 실제로는 어느 지역에 많이 있든 상관없이 우리나라에서 나비의 도시는 함평입니다. 지자체건 개인이건 자기 PR이 미덕인 요즘 세상에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예천은 함평처럼 되고 싶었습니다. 가진 것 없는(?) 함평이 전국적인 나비의 고장이 된 것처럼 예천도 호박벌, 더 나아가 곤충의 고장으로서 전국 최고의 곤충산업 메카가 되고 싶습니다.
곤충의 메카라고는 했지만 범위를 좁히자면 호박벌과 머리뿔가위벌로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이 둘은 대표적인 화분매개곤충, 즉 꽃가루를 운반하여 채소나 과일의 수정을 돕는 중매쟁이들인데 예천처럼 오염원이 없는 고장에서 대량번식을 해서 농가에 공급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요즘은 그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Bee's today, human's tomorrow'
아인슈타인이 말했다는 저 말이 마치 경구처럼 들리네요. 이 분이 확실히 천재는 천잽니다.
벌을 깨끗한 곳에서 길러 공급해야 하는 시대! 이 안타까운 현실을 인정하고 나면, 그 다음은 그나마 예천 같은 청정 고장에서 계속해서 곤충이 공급되기라도 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요즘은 벌 보기가 쉽지 않은데 벌 보러 예천 한번씩들 다녀오세요. 서울서 2시간 반이면 갑니다. ^^
다음 주는 영주로 갈까나 봉화로 갈까나?
2014. 6. 30. 오전 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