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드린 삼강주막입니다.
지난 주 회룡포를 소개했지요. 그 회룡포를 지나온 내성천과 문경에서 흘러온 금천이 영남의 큰 물줄기 낙동강에 합류하는 지점, 즉 三江이 만나는 곳에 삼강나루가 있었고 예전부터 이곳엔 초가로 지은 주막이 있었습니다.
수로가 주요 물류수단이던 시절 삼강주막엔 뱃길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신작로가 뚤리고 차가 다니면서 그 영화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바뀌어 나룻배는 떠나고 뱃사람도 찾지 않았지만 마지막 주모 유옥연 할머니는 끝내 이곳을 지키다 지난 2005년 90세의 나이로 삼강의 물길 따라 떠나갔습니다. 그 옛날의 영화를 기억하는 삼강주막은 이제 경상북도 민속자료 134호로 남았지만 할머니가 떠난 주막은 뱃사람이 아닌 관광객이 찾아오는 민속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삼강주막엔 '마지막 주막'이란 타이틀이 붙어 있습니다.
예천군에서는 이 일대를 주막촌으로 운영하며 파전, 묵, 막걸리를 팔면서 매년 8월초에는 삼강주막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파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주점인 줄 알았다는, 우스갯소린지 진심인지 모를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삼강주막이라는 이름은 세상에 알려진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주막 앞을 지키는 수령 500년의 회화나무가 신령스런 자태를 뽐내며 새로 지은 삼강주막에 예스러움을 더해줍니다.
글을 몰랐던 유 할머니가 외상장부처럼 흙벽 위에 기록했던 상형문자도 재미있습니다. 짧은 빗금은 막걸리 한 사발, 긴 빗금은 한 주전자라고 합니다. 지금은 이 위에 유리를 덮어 글씨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 할머니의 아들은 이름이 꽤 알려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가 삼강주막을 지켰던 마지막 주모였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싫어했다고 합니다.
회룡포에서 삼강주막은 직선거리로는 3km 정도이지만 산이 막히고 물이 막혀 자동차로 40분 이상을 돌아가야 합니다.
미자막 주막이라는 말이 왠지 처연해지는, 비오는 주말입니다.
비록 삼강주막은 아니지만 막걸리나 한 사발 하십시다!
다음 주는 그 이름도 예쁜 금당실마을을 갑니다.
채널 고정.
너무 졸려서 그만 자렵니다. 답글 없어도 이해해삼. ^^
2014. 6. 22. 오후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