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사람들의 갈비 사랑, 전에 경주 얘기 올릴 때 한번 한 적 있지요?
제가 경북 지역을 여러 해 동안 들락거리면서 독특하다고 느낀 점은 이곳 사람들이 등심보다 갈비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안동에는 아예 갈비골목이 있습니다. 안동역에서 시청 방향으로 소갈비구이집 열 몇 군데와 성인나이트 한 곳이 오래도록 공존하고 있는 골목이 나옵니다. 다른 부위는 안 팝니다. 오직 갈빗살!
그렇다보니 안동에서 먹는 최고급 메뉴는 바로 이 소갈비구이입니다. 길게 손질한 갈비 여러 대를 손님상 앞에서 싹둑싹둑 잘라 숯불에 올려주고 남은 뼈는 양념찜을 해서 찌그러진 냄비에 다시 내옵니다. 제 단골은 오랫동안 뉴서울갈비였고, 4~5년 전부터는 대마갈비를 찾고 있는데 작년 봄에 쥔장한테 살짝 삐져서 다시 뉴서울갈비로 돌아갈까 고려중입니다. 시청 공무원들은 동부갈비를 많이 갑니다.
갈비 먹는 팁 하나! '고급 생갈비는 앞뒤로 살짝만 익혀서 드세요. 속까지 바짝 익히면 냉동 수입고기랑 구별도 안돼요!!!'
안동에서 만난 진짜 시골밥상 한 곳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안동구시장 내 제비원상가에 보리밥집 서너 곳이 있는데 가장 안쪽에 안동식당이라고 있습니다. 이 집의 보리밥은 시골 툇마루에서 먹던 바로 그 보리밥입니다. 곤드레밥, 물회, 수제비, 송피죽 등 예전 구휼음식들이 지금은 별미 대접을 받느라 과도하게 포장된 것이 뭔가 어색했는데 안동식당의 보리밥은 원형 그대로의 옛음식입니다. 그야말로 맛도 차림도 가미되지 않은 진짜 시골 음식이지요! 안동에서는 맛난 거 찾기보다는 차라리 이런 식의 원형 시골밥상을 찾아 가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는 맛없는 고장 경북의 자존심! 예천으로 갑니다. 뭔 소린지 궁금하시면 다음 주 토요일 채널 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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