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고장의 맛집을 소개한 지 2달째.
금주, 대단원을 예고하면서 예천을 기대하시라고 한 거 기억하시죠?
'대체 예천이 어떤데?'
어떠냐면, 맛없는 고장 경북에서 맛집이 가장 많은 곳이 예천입니다. 물론 이건 통계적인 근거 없이 지극히 주관적으로 제가 느낀 경험치입니다. 예천의 수많은 맛집을 오늘 내일 이틀에 걸쳐 압축 요약 축소 은폐해가며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맛의 고장(?) 예천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용궁순대입니다.
순대하면 병천순대, 백암순대, 신의주순대, 속초아바이순대는 들어봤겠지만 용궁순대는 생소하시죠? 그래도 이 동네에선 명성이 뜨르르합니다.
회룡포로 유명한 예천에 가면 순대국밥집이 열 몇 군데 모여 있는 동네가 있습니다. 문경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예천에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으로 용궁시장이 나오는데 여기 가면 순대 천지입니다. 이렇게 같은 음식을 파는 여러 집이 모여 있으면 유독 한 집에만 줄서는 거 아시죠? 제 경험상 그게 반드시 맛과 정비례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무튼 '그 한 집'이 용궁시장에서는 바로 단골식당입니다.
TV에 소개된 방송 화면 캡처와 다녀간 연예인의 싸인으로 온 벽면이 도배된 전형적인 유명 맛집입니다. 순대국밥은 기본이고 각종 고기류의 연탄 구이가 별미인데 손님들은 대부분 오징어불고기를 시켜먹습니다. 돼지국물 특유의 누린내가 없고 맛이 담백합니다. 돼지막창을 순대피로 쓰는 게 비결이라고 합디다. 자기들 말로…
용궁시장에 단골식당보다 더 맛난 집이 있다는 몇몇 제보에 따라 제가 기어이 다녀왔지요. ^^ 이름하여 박달식당.
아직 라이벌 수준은 못 되지만 맛은 단골식당에 못지 않더이다. 국물이 더 담백한 것 같기도 하고… 밴드에 글 쓰려고 그제(16일) 출장길에 일부러 박달식당에 다녀왔습니다. 예천군에서는 용궁순대는 모두 국산 돼지막창을 쓴다고 홍보하고 있던데 박달식당에서는 자기네만 국산 돼지막창을 쓴다고 하네요. 뭐 아무렴 어떻습니까? 맛은 좋던데…
아무튼 예천 용궁으로 순대 드시러 갈 거면 둘 이상 함께 가셔서 순대와 오징어연탄구이를 하나씩 시켜서 나눠먹어 보세요. ^^
순대는 평범한데 되려 오징어연탄구이가 끝내준다는 사람 제법 됩니다.
내일 예천 맛집 한 열 군데를 한꺼번에 소개하겠습니다.
그럴 게 아니라 아예 예천으로 한달 끌까요?
2014. 1. 18. 오후 8:22
'밴드 연재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서 생각난 이야기-회화나무 (0) | 2025.02.03 |
---|---|
맛집의 역설-예천2. (0) | 2025.02.03 |
맛집의 역설-안동2. (0) | 2025.02.03 |
맛집의 역설-안동1. (1) | 2025.02.03 |
파주 심학산장어 (0) | 2025.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