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다시는 여행/너도나도 아는 유명 맛집

건봉국밥 - 전남 순천시 인제동

kocopy 2025. 1. 14. 09:28

'부산 명물' 돼지국밥을 순천에서 맛본 얘기 좀 하겠습니다.

부산 돼지국밥이야 한국전쟁 때 부산 피난민들이 여럿이 먹을 수 있는 저렴한 국밥을 만들어 먹던 거라고 알려져 있지만 순천 돼지국밥이 어떻게 생겨난 건지는 그 유래를 잘 모르겠습니다.

뭐 유래가 꼭 중요합니까? 어디서 굴러(?) 왔는지는 몰라도 맛만큼은 확실히 부산보다 순천이 낫습니다. 물론 부산 사람들은 아니라고 펄쩍 뛸 겁니다.

돼지국밥의 진수! 순천 건봉국밥입니다.

건더기도 푸짐하지만 돼지육수 특유의 누린내가 전혀 없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잡내를 어떻게 잡았지?'

주인에게 비결을 물었습니다. 아시죠?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허망하다는 거…

모범답안 나왔습니다.

재료 정직하게 쓰는 게 맛의 비결이다, 뭐 이런 얘기지요!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반찬은 뭐 그냥 그렇고요, 돼지간하고 순대가 써비스로 나오네요.

순대 섞인 거, 머릿고기만 들어간 거, 내장만 들어간 거 등등 각종 응용 돼지국밥들이 있고 곰탕, 육개장에 콩나물국밥까지 있습니다. 돼지 육수 싫어하는 손님들을 위한 메뉴인데, 일단 이 집 국물을 맛본 사람은 더이상 돼지 육수 싫어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손님들  대부분이 국밥(돼지국밥)을 시켜 먹습니다.

특이한 건 돼지 국물은 7천원, 소 국물은 6천원.

오른쪽 모니터는 실시간 주방 CCTV입니다. 위생에 자신있다는 뜻이겠지요.

바로 옆 장터국밥집 출입문에 쓴 글씨 보이시죠? '착한가격 6,000원'

유명 맛집과 바로 옆에서 경쟁하는 고육지책입니다. 그런데 저 집도 맛있다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안 먹어봤으니 장담은 못 하겠고 다음에 순천 가면 저 집에서 꼭 한번 먹어 볼랍니니다.

 

건봉국밥이 자리한 순천 아랫장 얘기 좀 할까요?

순천의 5일장은 웃장과 아랫장이 있습니다. 5, 10일에 열리는 웃장과 2, 7일에 열리는 아랫장은 말 그대로 웃동네장, 아랫동네장입니다. 해산물이 많다는 것 말고는 여느 시골장과 다를 바 없는 장입니다. 장은 아랫장이 더 크지만 돼지국밥집은 웃장에 더 많습니다. 간판도 거는둥 마는둥 웃장 시장통의 손바닥만 한 국밥집들이 아랫장보다 낫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 맛있는 건봉국밥보다 더 맛있단 말이지! 그럼 어떤 맛일까나? 꼴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