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데 안가고 순천만 다녀왔습니다. 물론 순천만도 다녀왔습니다. @@#%$^%$

(음식점 빼고) 차례대로 순천드라마촬영장, 순천만, 선암사, 낙안읍성을 다녀왔습니다. 입구에서 헤어졌다 정해진 시간에 다시 모이는 자유관람 방식으로 진행하다보니 단체사진 사진발 죽여주는 배경은 다 놓쳤습니다. 아쉬운 대로 낙안읍성 서문 들어와서 부랴부랴 한 컷~
올 3월부터 시작한 산너머살구 여행, 9차만에 처음으로 20세기 태생들만 함께 했습니다.
초가의 흙담벼락과 1900년대생들이 제법 잘 어울립니다.



아! 순천만
순천시에서 내건 캐치프레이즈 그대로 '아! 순천만' 외에 달리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이번엔 찍은 사진 중 베스트컷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육안으로 본 것보다 사진이 더 멋집니다. ^^
"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 곳이 어드메뇨? 강남길로 해남길로 바람에 돛을 맡겨…"

신비롭죠? 무슨 종교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700만 평 순천만에 160만 평이 갈대밭입니다(참고로 여의도 면적은 약 90만 평) .
새 잎이 자라는 봄엔 청갈대, 무르익은 여름엔 은갈대, 나무에 낙엽지듯 늦가을부터는 금갈대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갈대 사이 데크길을 따라 갈대처럼 허위허위 걷다보면 용산전망대가 나옵니다. 맨 마지막 사진에 '목 빼고 누워있는 둘리'처럼 생긴 야산이 용산입니다. 용처럼 길다고 생긴 이름이라네요. 저 곳에 오르면 관광 사진에서 많이 본 에스자 수로와 칠면초와 원형 갈대군락을 볼 수 있습니다.

요거이 미스터리써클이라고도 부르는 원형 갈대군락입니다.

갈대군락으로 넘어가는 요 다리 이름이 무진교입니다. 순천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무진기행」에서 따온 이름이라네요. 무진기행 안 읽어보신 분들도 소설 속 한 대목을 인용한 아래 글은 여러 번 보셨죠?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사랑과 야망> <제빵왕 김탁구> <에덴의 동쪽> <님은 먼 곳에> 등 시대극 드라마와 영화를 찍었던 순천드라마촬영장입니다.

우리의 숙소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입니다. 이곳은 숙박 전문시설이 아닙니다. 다도를 체험하는 용도로 만든 공간인데 신청자는 숙박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곳은 15인까지 잘 수 있는 다도체험실입니다. MT로 왔다면 한 30명도 자겠지요? ^^
4인까지 잘 수 있는 작은방도 함께 빌렸습니다.
이곳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선암사가 있습니다.

선암사의 상징과도 같은 승선교입니다.
눈에 익은 컷을 담으려면 다리 아래 파란 잠바 아저씨 위치에 서야 합니다. 저기 가면 승선교 다리 사이로 강선루가 보이는 바로 그 장면을 찍을 수 있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얘긴데 승선교(昇仙橋), 강선루(降仙樓) 그리고 선암사(仙巖寺)…
불교는 참 포용력이 큰 종교입니다(참고로 저는 불교신자 아닙니다). 신선 선(仙)자는 도교 혹은 무속신앙과 연관있는 표현인데 이 절집은 이런 것들을 모두 아우르고 포용합니다.
선암사는 태고종의 태고총림으로서 절을 창건한 지는 1600년, 왕자 신분의 승려로 유명한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한 지도 1000년에 이르는 대불찰입니다. 태고종에 대해서는 스님이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정도밖에는 모르겠고, 다만 선암사라는 절집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뜬 지 얼마 안 되는 고즈넉한 아침 시간에 찬찬히 둘러본 선암사!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절이 이렇게 예쁘면 스님들이 불도정진할 수 있겠어?'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절 뒷곁의 차나무밭입니다. 차 하면 보성이나 하동만 알고 있는데 오늘날처럼 대량재배하기 이전에는 선암사가 위치한 조계산 일대 야생차를 최고로 쳤다고 합니다. 허균의 「도문대작」에도 일 순천 이 부안이라고 나온다네요.






차밭을 흘러내려온 물이 작은 못을 만들었습니다.
TV에도 여러 번 소개된 아름다운 연못입니다.




낙안읍성은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민속마을과는 가치 면에서 다릅니다.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는 거지요. 300명 가까운 주민이 실제로 거주하는 마을로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돼 있습니다. 안동 하회나 경주 양동처럼 한국의 문화 원형을 보여주는 역사마을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직전'입니다. ^^



낙안은 순천시의 일개 면이지만 예전 순천도호부가 있던 시절에는 군수가 있던 낙안군이었습니다. 왜구의 침탈이 잦아 마을을 둘러 읍성을 쌓았고 읍성 중앙엔 동헌이 있었습니다.






멧돌 돌리는 아주머니, 지붕에 이엉 얹는 아저씨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관광객을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일 끝나면 막걸리 한잔 하시겠지요?


절구질하는 아주머니(사실은 할머니)의 숙련된 파워가 대단합니다. 이거 동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마을 대장간에서는 실제 불에 달궈 망치로 두드려가며 연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불은 가스불로 보입니다.
낙안읍성엔 초등학생 아이들도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만날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대신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마? 자세히 보니 엘라리 님 모자였구나!" ^^
사진 욕심을 너무 냈더니 책이 두꺼워졌습니다. 순천 맛기행은 별도로 올리겠습니다. 물론 다른 분이 올려주셔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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