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훈의 테마기행/2016~20년

대한독립만세 답사기

kocopy 2025. 4. 4. 13:11

삼일만세 100주년을 맞은 2019년.

기념으로 삼일만세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마침 전날이 2‧8독립선언일이었네요.

제가 인솔한 건 아니고 지인이 진행하는 행사에 슬쩍 따라갔습니다.

바로 이 분「강남의 탄생」의 저자 한종수 작가가 오늘의 인솔자입니다.

안국역 3번 출구 '천국'의 문앞에서 일정 시작합니다.

첫 번째 코스는 김수근의 공간 사옥과

그 옆 집, 현대 계동사옥입니다.

 

사실 둘 다 삼일만세하고는 별 관계가 없는 장소이지만 그래도 이 지역을 답사하노라면 공간사옥은 흔히 들르는 곳입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주인공들이 근무하던 장소로 나왔다네요.

현대 사옥이 있는 곳은 예전 휘문고가 있던 자리입니다. 해방 이튿날인 1945년 8월 16일, 이 곳에서 그 유명한 여운형의 대중 연설이 있었죠. 여운형의 집이 있던 자리는 현대 사옥 뒷편에 표지석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 붉은벽돌집과 회색 대리석 타일 집에 걸쳐서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건너편 표지석을 제외하곤 흔적도 없습니다.

여운형의 집터로 가는 길에 이런 귀한(?) 것을 보게 됐습니다.

'이거 혹시 전시품 아닌가?'

운행중인 차임이 확인되었습니다. 문화재급 차량도 과태료 앞에서는 예외가 없네요.

만해 한용운 선생이 삼일만세 당시 잡지「유심(惟心)」을 발행했던 장소입니다.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북촌에는 이런 형태의 작은 개량 한옥들이 많은데 이와 관련하여 기억해야 할 이름이 건축왕 정세권이라고 합니다.

북촌은 본래 고관대작들의 99칸 대저택이 몰려 있던 곳입니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되고 매물로 나온 이런 큰 집을 사모아 서민형 개량한옥을 지어 공급한 사람이 바로 정세권입니다. 물산장려운동에도 적극 참여했었던 그의 행보로 볼 때 이는 한옥을 일종의 조선물산으로 보고 적극 보급한 행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당시 경성3왕으로 불렸던 화신백화점의 유통왕 박흥식, 경교장으로 알려진 광산왕 최창학의 친일부역 행위와 비교해보면, 조선물산장려회와 조선어학회에 참여하며 일제로부터 탄압을 받았던 건축왕 정세권은 이들과 함께 3왕으로 불리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았을 걸로 짐작합니다.

다음은 중앙고등학교입니다. 동경 유학생을 중심으로 삼일만세를 모의했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이어서 삼일만세를 이끈 손병희 선생의 집터

북촌 한옥의 이전 형태를 보여주는 99칸 윤보선가옥

33인 회동 장소 태화관 자리에 들어선 태화빌딩

민영환 선생 자결터(사진 유실)

삼일만세의 산실 중 하나인 승동교회
인사동길을 수없이 갔지만 이런 골목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삼일만세의 현장 탑골공원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의열단원 김상옥 의거 터(종각역 8번 출구 앞)

그리고 최근에 세워진 녹두장군 전봉준의 동상입니다.

종각역 5, 6번 출구 영풍빌딩 앞, 이 곳이 전봉준이 갇혔던 전옥서가 있던 자리라서 동상을 세웠다고 합니다.

'글쎄? 연관 관계가 어째 선뜻…'

 

답사팀은 경교장으로 향해 갑니다. 이어서 정동길까지 간다고 하는데, 지금 시간은 4시 40분이고 칼바람이 부는 날씨라 계획한 일정을 다 소화할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선약이 있어서 여기까지만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