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연재글

화천 비수구미마을-3.

kocopy 2025. 1. 30. 16:53

비수구미마을에 대해선 크게 얘기할 거리가 없습니다.

현재 가구수가 셋인가 넷인가이고, 이장댁에서 민박을 할 수 있고 산채비빔밥을 맛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산채비빔밥은 오리지날입니다. 재료가 전부 산나물이란 얘기지요. 당근 몇 개 들어간 거 빼고…

해산터널에서 내려오는 비수구미길을 제외하면 이 마을로 가는 방법은 파로호를 건너는 것이 유일합니다. 현재는 정기(혹은 부정기) 모터보트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파로호는 화천댐을 막으면서 생겨난 호수입니다. 이렇게 댐과 함께 생겨난 호수는 모두 댐과 같은 이름을 씁니다. 팔당댐에 팔당호, 의암댐에 의암호, 안동댐에 안동호처럼 파로호도 처음엔 화천호였습니다. 그러다 한국전쟁 때 이곳에서 큰 전투가 있었고 중공군 3만 명이 전사했다고 합니다. 오랑캐를 물리친 호수라는 뜻으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파로호(破虜湖)라는 휘호를 내린 후 그 이름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혹시나 중국인 친구와 함께 간다면 비밀로 해둡시다. 모터보트의 백미는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와 얼굴을 강타하는 강바람! 이때는 누구나 올백 헤어스타일이 됩니다.
호수를 건너면 설명이 필요 없는 평화의 댐.

참으로 역설적인 이름입니다. 63빌딩이 허리까지 잠긴 서울호(?) 시뮬레이션을 TV로 보며 어린 가슴이 느꼈던 분노와 공포, 그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바로 옆에 있는 물문화관에 가면, 홍수조절 기능이 확인되면서 댐의 가치가 재부각되고 있다는 둥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 개 %^$## 새 #$%%^  …… "말을 맙시다!"
이 일대를 돌아보면 비목공원(가곡 비목의 현장이 이곳입니다), 세계 평화의 종, 평화공원 등 사람들의 수요와는 무관하게 안보교육의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국군의 날입니다.

'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비목이여'
가곡 '비목'을 들으며 글을 마칩니다.


내일부터는 강릉이래요.

 

2013. 10. 1. 오전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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