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궁지 조금 아래쪽에는 성공회 강화성당이 있습니다.
1900년에 세워진 한옥 건물을 마치 사찰의 가람배치인 양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성당 경내에는 불교의 깨달음을 상징하는 보리수 고목 2그루가 지키고 있습니다.
종교의 포용력이랄까? 놀랍죠?
좀더 꼼꼼이 살펴보면 더 놀라게 됩니다.
태극문양 사이로 만든 성공회 십자가, 그리고 용마루에 올라앉은 십자가, 범종의 당좌에 새겨진 십자가 등등은, 본질 이외의 것에 집착하는 오늘날 한국 주류 종교의 천박한 모습과 크게 대비가 됩니다.
성공회는 이렇듯 대범하고 열린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태생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Church of England를 왜 聖公會라고 해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공회의 시작은 그리 聖스럽지도 또한 公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신을 섬기기보다는 여자들(?)을 너무나 사랑했던 영국왕(헨리8세)의 바람기와 또한 당시 유럽 지역의 정치적 역학관계로부터 시작된 교파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상세한 야그로 들어가면 너무 길어질 테니 여기까지만 하고, 인터넷에 성공회, 헨리8세, 천일의 앤, 왕자와 거지 등을 검색해 보세요.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참고로 성공회 예배당을 성당이라고는 부르지만 그렇다고 성공회가 카톨릭인 것은 아닙니다. 성공회도 카톨릭에 반발하며 세운, 넓은 의미의 개신교입니다. 다만 교리는 카톨릭에 가깝다고 하네요. 영국국교회라고도 합니다.
아래로 두 컷은 서양식으로 지은 성공회 서울대성당입니다. 한번 비교해보세요. 덕수궁 바로 옆에 있지요.
2016. 3. 30.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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