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연재글

부안-2.

kocopy 2025. 2. 6. 09:26

변산반도국립공원이 시작되는 지점에 그 이름도 묘한 고사포해변이 있습니다.
간첩이 내려왔다가 동네 곳곳에 있는 대폿집을 보고 놀라 도로 북으로 도망갔다더라.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들려주시던 근거 없는 대폿집 얘기를 듣고는 재미있다고 크게 웃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그 간첩이 부안에 고사포해변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반응이 어땠을까요? 좀 똑똑했다면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부터 알아봤겠지요? 고사포(鼓絲浦), 북치고 실 뜯던 해변입니다. 옥녀탄금형의 봉우리가 바닷가까지 이어진 곳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장고 치고 거문고 타던 이곳에 변산마실길이 만들어지면서 요즘은 최고의 걷기 코스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원광대수련원 뒤편의 울창한 송림에서 곱고 하얀 모래해변까지… 변산마실길 중 최고의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쭉 걸어가면 적벽강까지 갈 수 있습니다. 사리 무렵엔 하섬(새우섬)까지 바닷길이 열린다는데 시간 맞추기가 영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좀 이름 있는 해수욕장은 죄다 모래 끝나는 지점에 옹벽을 쌓아놓고 그 위에 각종 숙박, 판매 시설이 늘어져 있어서 별로 가고 싶지가 않습니다. 이른바 3대 해수욕장-해운대, 경포, 대천-이 다 그 모양입니다. 고사포해변은 송림숲을 배경으로 하는 '비교적' 때묻지 않은 해수욕장입니다. 해변에 귀한 백합 껍데기가 지천인 걸 봐서는 이곳 해양생태계가 아직 건강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동영상은 바다 위로 뛰어오르는 숭어떼를 찍었는데 동영상으로는 눈으로 본 장관이 표현이 안 되네요.

지면 관계상 새만금 이야기는 다음 주로 넘어갑니다.
채널 고정.

 

2014. 3. 30. 오후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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