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연재글

여수-4.

kocopy 2025. 2. 4. 13:40

예고대로 오늘은 여수 마래터널과 진남관을 가보겠습니다.

폐철로를 활용한 레일바이크 아시죠?
문경, 삼척, 정선, 양평, 섬진강 등 전국 폐철로에 유행처럼 철로자전거(Rail Bike)가 생겨나고 있지만 여수에도 레일바이크가 있다는 사실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습니다. 여수 레일바이크를 타려면 시내에서 만성리해변 쪽으로 가야하는데 이때 마래터널을 지나서 갑니다. 터널 내부는 왕복 1차선이므로 반대편 차선에서 차가 올 경우 대기공간을 활용해야 합니다(아래 그림).
길이 640미터 터널에 이런 대기공간이 중간중간 5개가 있어서 신호등 없이도 왕복 차량들이 자율적으로 소통하게 됩니다. 문제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암묵적인 규율을 어기게 되면 터널 전체가 꼬인 실타래가 되고 마는데, 아주 간혹 양편 차량들이 뒤섞여 오도가도 못하게 되면 교통경찰이 출동해야만 비로소 꼬인 실타래가 풀립니다.
이런 의문이 듭니다. '왜 터널을 2차선으로 확장하지 않을까?' 교통 수요를 조절하기보다는 도로확장을 예사로 하는 우리나라 교통정책과는 뭔가 아귀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이 터널이 혹시 문화재?'
그렇습니다! 마래터널은 일제강점기에 순전히 인력(정과 쇠망치)만으로 뚫은 암반터널로서 등록문화재 제116호로 관리되고 있어서 문화재청의 허락 없이는 변형을 하지 못합니다.(기계도 없이 이 터널을 뚫으며 얼마나 많은 한국사람들이 죽어갔을까요? 삼일절에 새삼 느끼는 일본놈들의 만행입니다.)
조금만 불편하다 싶으면 예사로 도로확장을 하는 '토목만능주의' 대한민국에 이런 불편한(?) 명물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레일바이크 얘기를 좀 더 하자면, 여수레일바이크는 해안선을 따라 달린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그리고 재작년에 새로 개장한 곳이라 자전거가 튼튼하고 폐달 젓기도 수월합니다. 알아두면 편리한 팁 하나! 인터넷 예약을 하고 안하고는 천지차이입니다. 무슨 말인지는 현장에 와보면 압니다.

일본놈들의 만행 얘기로 계속 갈까요?
일본놈보다는 왜구라고 불리던 시절, 그러니까 임진왜란 당시 여수에는 전라좌수영이 있었습니다. 물론 전라좌수사는 이순신 장군이었지요.
전라좌수영의 객사가 바로 진남관입니다. 여수에서 유일한 국보로서(제304호). 정면 15칸, 측면 5칸, 단면적 240평의 국내 최대 단층 목조 건물로서 일제강점기에는 어이없게도 여수공립보통학교로 이용됐다고 합니다. 진남관과 자주 비교되는 국보 제305호, 통영 세병관은 정면 9칸, 측면 5칸입니다. 진남관(鎭南館)은 남적, 즉 왜구를 진압한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국제뉴스를 접하자면 진남(鎭南)이 필요한 때는 바로 요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웅장한 목조건물 진남관에 서면 여수시내와 바닷가가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내일은 여수에서 먹을 만한 것들 몇 가지 소개하면서 여수 이야기 마치겠습니다.
채널 고정. 대한독립만세!

 

2014. 3. 1. 오후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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