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연재글

맛집의 역설-대구2.

kocopy 2025. 2. 2. 10:41

지금 사실 밴드가 시끄러운데 전시(戰時)에 이런 거 올리면 눈치 없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하는 심정으로 하던 짓 계속 하렵니다.


대구 방천시장 대한뉴스.

저렴한 가격의 투플러스 등심으로 요즘 한장 뜨는 집인데 인기의 비결은 좋은 고기 외에도 바로 요 조리법에 있습니다. 묵직한 번철 위에 고량주를 붇고 토치로 불쇼를 벌이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센불로 고기의 표면을 막아 육즙이 달아나는 걸 막아준다고 합니다.(이상 관련 사진은 어제 올린 글로 갈음하겠습니다.)

고기를 다 먹고는 돌판된장에 밥을 비벼먹는 게 대한뉴스의 필수 코스입니다. 별미이긴 한데 제 입맛으론 강추는 아닙니다. 아무튼 이제 대한뉴스 없는 방천시장은 상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대목에서 오늘의 대한뉴스를 있게 한 김광석거리에 대한 얘기 좀 하겠습니다. 다 죽어가던 방천시장이 살아난 건 대한뉴스가 아닌 바로 김광석거리 덕입니다. 방천시장 윗길, 그러니까 신천대로 조성을 위해 만든 옹벽과 그 일대 거리에 김광석을 테마로 한 벽화, 사진패널, 조형물 등이 지난 2010년부터 들어선 이후로 이곳은 일종의 테마 관광지로서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모여드니 대한뉴스도 장사가 되는 것이지요.

알려진 것처럼 김광석은 방천시장이 자리한 이곳 대봉동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콘서트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김광석은 대구 사투리 쓰지 않습니다. 그의 나이 5살 때 서울로 올라왔으니 고향이라기보다는 출생지만 대구인 셈입니다.

아무튼 2010년 이후 김광석거리를 중심으로 골목골목마다 카페와 포장마차가 생겨나면서 이곳은 전통시장이라기보다는 작은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재밌는 건 김광석거리엔 술집 이름이며 안주 이름이 죄다 노래 제목이라는 겁니다. 똥집은 '서른즈음에', 게란말이는 '거리에서', 대합구이는 '일어나', 뭐 이런 식이지요. 그렇다면 우리 이렇게 한번 주문해 볼까요?

"아줌마, '너무 슬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하나 주세요!"

 

2013. 12. 8. 오후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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