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연재글

영월-2.

kocopy 2025. 2. 1. 14:48

하늘에 별 땅에도 별, 영월은 별의 고장입니다.
오지답게 영월에 밤이 오면 온 천지가 어두워지는데 유독 영월읍은 군청 소재지 주변인지라 불이 반짝거립니다. 별마로천문대에 올라 이걸 내려다보면 마치 하늘의 별자리를 보는 듯한데, 그래서 영월은 '하늘을 올려다봐도 별, 땅을 내려다봐도 별'이라고 자랑합니다. 별을 선명하게 보려면 주변에 불빛이 없어야 하기에 봉래산 별마로천문대를 오르는 길가엔 가로등이 하나도 없습니다. 내 차 앞뒤로 다른 차가 없는 걸 확인하고선 헤드라이트를 잠시 끄면 완전한 암흑천지가 되는데 이때 차에 동승한 아이들의 환호가 자지러집니다. 위험하니 직선주로에서만 1초 미만으로 즐기시길…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기상청 직원들이 전국의 천문대 후보지를 샅샅이 뒤져 기상 조건, 해발, 주변 광원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최적지로 선택한 곳이 영월 봉래산이라고 합니다. 별자리 관측은 저녁 8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운영하며 예약을 하지 않고는 관람이 힘듭니다. 현장 구매분도 몇 장 있지만 이거 바라보고 무작정 갔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입니다.
별을 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름철 기준 통상 4~5일에 하루 정도이므로 천문대에서 별을 관측했다면 무척 운이 좋은 편입니다. 별을 못 보는 날은 천체영상실(planetarium)에 누워 별자리 돔 영상을 즐깁니다. 여기에 한참 몰입하다보면 이게 영상물인지 진짜 별자린지 헷갈립니다. 설명을 맛깔나게 하는 해설사를 만나면 30분이 어느새 뚝딱 흐릅니다. 서울 기준 당일로 다녀올 수도 있지만, 1박을 하는 경우엔 장릉 근방 황토장모텔을 추천합니다. 영월읍내엔 여기 만한 숙소가 없거든요.
똑딱이 카메라를 가져갔더니 쓸 만한 사진이 거의 없네요. 2010년에 찍은 망원경 사진 하나만 올립니다.
다음 주엔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영월군 한반도면으로 가보겠습니다.
I'll be back.

 

2013. 11. 10.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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