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1회만 올리려고 했는데 적다보니 내용이 많네요. 내일까지 이어집니다.
우선 간월도는 섬이 아닙니다. 서산방조제가 생기기 이전까지만 섬이었습니다.
간월도 바로 앞에는 물방울을 흘린 것처럼 '톡' 떨어진 자그마한 섬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도 없는 이 섬에 꽉차는 암자가 하나 있는데 이름은 간월암이고, 이게 아주 명물입니다.
간월암은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만 들어갈 수 있는 절입니다. 배가 다니지도 않고 안면암처럼 부교가 놓인 것도 아니고 그저 바다에 동동 떠있는 암자이니 딴 생각 않고 수행하기에는 이만한 절집이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올 1월에 승풍실추 등의 명목으로 당시 주지가 직무정지됐다고 하는 걸 보면 부처는 절집의 환경이 아니라 수행자의 마음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래 전 폐찰 후 1941년 다시 세워졌지만 그 이전 암자의 내력은 깊습니다. 처음 이름은 섬 속의 절답게 피안사(彼岸寺)였는데 고려 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며 득도했다고 하여 간월암(看月庵)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달은 안 보고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더라’는 유명한 말의 출처(원갑경)에서 알 수 있듯 불교에서 달은 진리를 뜻합니다. 소설가 한승원은 ‘자그마한 섬에 절이 꽉 찼다’며 ‘간월도는 인간이 절대 고독을 느낄 수 있는 섬이다. 세상살이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간월도에 가보라’고 권합니다. 천수만 쪽을 바라보는 일몰 명소이기도 합니다.
얼마전까지는 섬이 물에 잠겼을 때 줄배를 타고 들어갔다는데 요즘은 이걸 아예 없앴습니다. 스님들 땡땡이 치지 말라는 뜻일까요? ^^
2013. 9. 27. 오전 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