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고비로 향하는 여정의 첫날이다.전체 일정을 이끄는 소설가 이시백 선생은 금번 여행을 네 글자로 하면 ‘사서고생’, 한자로는 ‘풍찬노숙’이라고 일러주었다.풍찬노숙에 화장실이 따로 있을 수가 없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녀가 유별할 뿐이다. 저쪽 편은 남자, 이쪽 편은 여자. 서로 고개 돌리기 없기. 고개 돌렸다가는 그 자리에서 소금기둥이 될 거라는…"뭘 그리 멀리 갔어?""넘덜이 볼까봐""빨리 와. 차 출발한대"**두 분은 부부다.300km도 안 되는 거리를 점심시간 포함 무려 8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바끄가즐링촐로(Бага Зэрлэг Чулуу). 낮은 바위분지라는 뜻으로 가로로 판상절리를 이룬 높고 낮은 바위산이 뭔가 영험한 기운을 뿜어낸다. 이곳은 몽골초원에서 크게 떨쳐 대제국을 이뤘던 훈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