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들어본 가장 기억에 남는 용어가 무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효자 태풍’을 꼽겠다.유례없는 폭염 속에 와 같은 기사 제목이 심심찮게 올라오더니, 지난주에는 19호 태풍 솔릭이 피해는 적으면서 무더위와 가뭄을 해소했으니 ‘효자 태풍’이었다는 기사를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었다.곱씹으면 씹을수록 참으로 묘한 말이다. 태풍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것도 아닌데 우리나라에 대한 태도(?)를 두고 효자 여부를 평가하는 것도 가계도에 맞지 않을뿐더러, 상대적으로 적다해도 사람이 죽는 인명 피해가 있었는데 효자 운운은 해당 지역민에 대한 무례이기도 하다.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효자 칭호 정도는 약과다. 일본에서는 태풍을 신으로 떠받들기도 했다. 13세기 몽골의 침입을 막아줬다 해서 신풍(神風)이라 불렀고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