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연재글

안동-1.

kocopy 2025. 2. 6. 14:15

기나긴 전라도 연재를 마치고 금주부터 경북 북부 여행 시작합니다. 어림잡아 2달은 가지 않을까 하네요. 작년 말경에 경북 연재를 했었는데 그때는 '맛없는 동네의 역설'이라는 타이틀로 경북의 숨은 먹거리를 소개하는 자리였고 오늘부터 2달은 맛집을 제외한 여행지 소개입니다.
그 첫 번째! 안동입니다.

안동 가보셨나요? 특히 하회 가보셨나요?
가본 사람 중 아마도 절반 이상이 '볼 거 한 개도 없더라'며 실망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이 고장 사람들은 ‘듣는 안동이지 보는 안동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숨은 이야기와 내력을 모른 채 하회마을 가고 도산서원 가봐야 그냥 덩그러니 ‘옛집’만 보고 올 뿐이라는 얘기지요.
모든 여행이 다 그렇지만 특히나 안동 여행은 예습이 필요합니다. 302점의 문화재가 넘쳐나는 고장이지만 무턱대고 안동을 갔다가는 아마도 두 번 다시 안동을 찾지 않게 될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안동(安東)은 다른 시군이 지니지 못한 독특한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유교문화의 본향’ 혹은 ‘선비의 고장’으로 자타가 인정하며 안동 스스로도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자칭한다지요. 숫자로 보더라도 국보 5점을 포함한 지정문화재가 302점으로 경주 316점에 이어 전국에서 문화재가 가장 많은 시군입니다.
1999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방한 때 가장 한국적인 곳을 찾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다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으며 이때 안동에서는 갓 쓴 여자(安), 즉 여왕이 동쪽(東), 즉 한국을 찾아왔으니 당연히 안동을 오게 된 것이라고 재미있는 해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안동시’는 좁은 의미의 안동이며, 넓은 의미로는 이웃의 예천, 영주, 봉화, 영양, 의성, 청송까지를 아울러 예부터 안동권역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이처럼 안동은 경북 북부를 대표한다면서 역사적인 근거까지 제시하고 있지만 안동권역으로 묶여버린 다른 시군은 속이 편할 리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웃의 영주와는 ‘선비’ 브랜드를 놓고도 한바탕 크게 벌인 적이 있으며 ‘퇴계 이황’과 그 학맥을 두고 지금까지도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범안동권을 주장하는 안동과 독자적인 고유성을 주장하는 인근 시군을 보고 있으면 British(or UK)를 말하는 잉글랜드와 독자성을 강조하는 스코틀랜드나 북아일랜드가 연상됩니다.

하여튼 들여다보면 볼수록 희한하고 재밌는 고장, 안동의 구체적인 여행지는 내일부터 소개됩니다.
하회부터 가야겠지요?
채널 고정.

 

2014. 5. 10. 오후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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