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상 한 주 쉬면 분위기가 돌아올까도 싶었습니다.
그런데 웬일? 아직 멀었습니다. 사고가 수습되고 사람들이 안정을 찾기는 커녕 날이 갈수록 의문은 늘어나고 분노는 커갑니다. 올해가 갑오년이잖아요? 정말 120년 전 그때 갑오년처럼 죽창 들고 나서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죽창은 지지난 주 소개해드린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에 많습니다.
우린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어떤 놈 좋으라고요?
내일은 아이들 데리고 분향소에 다녀올까 합니다.
오늘은 지지난 주 예고한 관방제림을 갑니다.
약 400년 전 담양천의 범람을 막으려고 제방을 쌓고(이게 '관방제'입니다), 그 위에 나무를 심은 것이 바로 관방제림입니다. 담양천은 상류에 댐이 생겨서 이제는 범람할 일이 없어졌고 관방제림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용도가 바뀌었습니다.
함양의 상림 아시죠? 그곳과 비교하면서 관방제림을 소개하겠습니다. 관방제림이나 상림이나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한 인공수림이라는 것은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있습니다. 둘 다 하천의 제방 따라 가로로 긴 형태인데 관방제림이 420여 그루 아름드리 거목이 줄을 서듯 늘어선 가로수길인 반면, 상림은 제방의 길이는 좀 짧지만 둔치 형태의 너른 부지에 2만 여 그루의 나무가 식재된 수목원입니다. 관방제림의 역사는 약 400년, 상림은 1,100년이 넘습니다. 규모나 역사는 상림에 한참 못미치지만 수령 300년 이상의 거목이 줄지어 늘어선 가로수길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관방제림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을 건너면 메타세콰이어길이 이어집니다. (지도 속의 노랑 길이 관방제림, 녹색 길이 메타세콰이어길입니다. 버스 어쩌구 하는 것은 무시하십시오.)
내일은 이웃 장성의 편백나무숲으로 갑니다.
채널 고정.
2014. 4. 26. 오후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