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다시는 여행/너도나도 아는 유명 맛집

단골식당 - 경북 예천군 용문면

kocopy 2024. 12. 30. 16:20

순대축제라고 들어보셨나요?
별의별 음식축제가 다 있다지만 순대로 축제를 연다는 사실은 저도 올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신림동 순대타운에서 하냐고요? 모르겠습니다. 거기서 하는지 안 하는지는… 순대국 체인점으로 널리 알려질 만큼 유명한 백암순대, 병천순대, 신의주순대를 다 제치고 좀 낯선 용궁순대가 축제의 주인공입니다. 축제를 열 정도면 순대 내공이 꽤 되는 곳이겠지요? 돼지 막창을 재료로 쓰기 때문에 쫄깃한 맛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저는 축제 때는 못 가봤고 출장 가는 길에 몇번 들러봤습니다.
회룡포로 유명한 예천에 가면 순대국밥집이 열 몇 군데 모여 있는 동네가 있습니다. 문경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예천에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으로 용궁시장이 나오는데 여기 가면 순대 천지입니다. 이렇게 같은 음식을 파는 집이 여럿 모여 있으면 유독 한 집에만 줄서는 거 아시죠? 제 경험상 그게 반드시 맛과 정비례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저만 해도 마장동 우시장의 수많은 고깃집 중 20년째 한 집만 갑니다. 아무튼 '그 한 집'이 용궁시장에서는 바로 단골식당입니다.

간판 보세요! 칠이 너덜너덜해지고, 글자에 칠한 페인트는 이미 다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음각체가 됐습니다. '돈 벌었으면 간판도 새로 하나 하지'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 생각엔 이게 마케팅입니다. 우리집의 연륜을 홍보하는 일명 '궁상마케팅'
전화번호 떨어진 자리엔 정체 모를 펜으로 숫자를 적어놨습니다.

순대국밥집인데 사실 오징어연탄구이 맛이 별미입니다. 근데 사진이 없어서 못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음에 또 가면 먹는 데만 정신 팔지 않고 음식 사진도 맛있게 찍어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