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숙소는 우리가 묵었던 곳 중에서 두 번째로 열악했다. 이곳엔 도마뱀도 없는지, 아침에 일어나보니 양쪽 다리에 빼곡히 온통 벌레 물린 흔적이다.해돋이의 감동마저 없었다면 이번 숙소(바양블락)를 아마도 최악으로 기억했을 것이다.해돋이만큼은 엊그제 차강소브라가 해넘이에 버금갈 정도의 장관이었다. 이시백 작가는 이런 일출은 처음 본다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몽골에 15번째 왔다는 분이 처음 보는 풍광이라면 나같은 사람에게는 행운의 아침이 아닐 수 없다.초원에서 마지막 짐을 싸서 숙소를 나서다가 문기둥이 희한하다 싶어 자세히 보니, 세상에! 규화목이었다. 나무가 그대로 굳어 돌이 되었다는, 1억 년을 헤아리는 규화목이 숙소의 문지기로 서 있었다. 천년 된 은행나무로 집을 짰느니 하는 소리는 몽골에선 꺼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