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먹고 바로 자는 사람, 그늘에 기대 앉아 책을 읽는 사람, 찬물에라도 머리만은 감아야겠다고 샤워장으로 향하는 사람, 잔을 부딪치며 아침부터 한잔 하는 사람, 챙 넓은 모자 하나 걸치고 지평선 너머 한 개 점이 되어 사라진 사람…어제는 달렸으니 오늘 오전은 각자의 방식으로 꿀맛 같은 휴식이다. 놀랍게도 나는 이 다섯 가지를 오전에 다 해 봤다.한잔 더 하고픈 유혹을 모질게(?) 뿌리친 채 지평선을 바라보고 길을 나섰다. 비를 뿌리는 먹구름과 청명한 하늘이 마치 합성한 화면처럼 한 시야에 들어온다. 화면을 향해 앞으로 걸어가면 내 어릴 적 로망을 이룰 수 있을까? 몸의 절반만 비를 맞게 되는 지점에 서 보게 될까?그야 어쨌든 오늘 오후에는 말을 타야 하니까 비가 많이는 안 왔으면 좋겠다.나의 바람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