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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창덕궁-2.

kocopy 2025. 2. 19. 13:46

창덕궁은 임진왜란으로 불탄 경복궁을 대원군이 중건할 때까지 300년 가까이 조선 왕조의 정궁이었습니다. 경복궁을 지은 지 10년 뒤인 1405년, 정궁 경복궁의 이궁(별궁)으로 지었으며 동쪽에 있다 하여 창경궁과 함께 동궐(東闕)이라 불렀습니다(경복궁은 북궐, 경희궁은 서궐).
경복궁이 광화문에서 흥례문, 영제교를 건너 근정전,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으로 정연한 일직선상에 전각 배치를 한데 비해 창덕궁은 돈화문을 들어서서 금천교를 건너 진선문, 인정전, 희정당, 대조전으로 이어지는 전각을 산자락의 흐름에 따라 배치하였습니다.
이걸 어려운 말로 ‘비정형적 조형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창덕궁 홈페이지에서…

짧은 시간에 창덕궁을 둘러볼 경우 유난히 눈에 익은 건물이 있을 겁니다.
2층 누각 팔작지붕의 당당한 위엄을 갖춘 왕의 집무실 ‘인정전(仁政殿)’.
왜 이리 친근하지? 혹시 전생에 내가 여기서 살았었나 싶겠지만, 사실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눈에 익은 겁니다. 왕의 즉위식, 세자의 혼례식, 신하들의 하례, 심지어 연산군 때는 흥청망청 놀이판까지도 모두 이곳 인정전과 인정문에서 행해졌습니다. 조선 중기 이후 왕실 주요 행사의 배경은 상당수가 이곳 인정전이었습니다. 드라마《이산》영화영원한 제국광해등은 물론왕의 남자에서 장생과 공길이 외줄 위로 솟구치는 마지막 장면의 배경도 인정전입니다. 물론 촬영지는 이곳이 아니고 부안영상테마파크의 세트장입니다.

인정전을 나와 희정당, 대조전을 지나면 창경궁과 이어지는 함양문이 나옵니다. 함양문의 왼쪽 길로 오르면 여기부터가 후원입니다.
후원을 가기 전 창덕궁에서 꼭 둘러볼 곳은 바로 낙선재입니다.
궐내에 있지만 사대부 가옥 양식으로 지어져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건물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자세히 살펴보면 돌담, 창살은 물론 아궁이 하나까지 문양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지난 1989년까지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와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가 거처하던 곳입니다.
낙선재는 조선말 헌종의 러브스토리가 담긴 곳입니다. 전례를 깨고 본인이 직접 뽑은 왕비(후궁)의 처소로 쓰고자 이곳 낙선재를 지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극의 러브스토리가 그렇듯 왕과 왕비의 애틋한 사랑은 헌종의 급서로 인해 채 2년이 되지 않아 막을 내리고 맙니다.

자 이제 함양문을 통해 '그~~~ 유명한' 창덕궁 후원으로 갑니다. 내일 기대하세요. ^^

영화《왕의 남자》마지막 장면의 무대 인정전

 

2014. 12. 27. 오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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