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연재글

강릉-5.

kocopy 2025. 1. 31. 11:04

오늘은 선교장을 가보겠습니다. 경포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선교장이라고 하니까 누구 이름이 떠오르는 바람에 밤새 술 먹는 곳인 줄 아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강릉지방의 대표적인 사대부가옥인 선교장은 한마디로 ‘활용되는 가옥’입니다. 전국에 산재한 옛가옥, 이른바 고택은 해방 이후 줄곧 ‘거주하기에 불편한 구닥다리’ 취급을 받다 최근에야 본래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 곳에 사람이 거주하는 곳도 있고 사람이 살지 않는 문화재로서 가끔 영화나 화보 촬영 때만 개방하는 곳도 있고 한옥숙박체험 등으로 활용되는 곳도 있습니다. 선교장은 이중에서 활용형인데, 개중 ‘적극 활용형’입니다. 고택 숙박은 물론 전통 반상을 받아 볼 수도 있으며 다도와 민속놀이를 체험하기도 하고 공예품을 사갈 수도 있습니다. 넓은 터를 활용하여 전통혼례를 올리기도 하며 세미나 등 행사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식객》물레야물레야황진이바람의 화원 등 수많은 영화, 드라마가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되기도 했습니다. 경내에 들어서서 바로 입구에 있는 활래정은 사방을 둘러가며 사진 포인트 아닌 지점이 없습니다.

영화 식객의 주무대인 ‘운암정’으로 활용된 본채도 마루에 한 번씩 앉아가며 쉬엄쉬엄 구경하기 좋은 곳으로서 특히 열화당은 벽면 모두를 문처럼 열 수 있도록 만든 호방한 공간 구성이 특징적입니다. 맨 마지막 사진 속 쉼터는 호방의 절정입니다. 한옥 단지 내에서 만나는 '흡연구역', 참으로 참신하고 호방합니다.

예전 경포호가 지금보다 넓었을 때는 배로 다리를 만들어 호수를 건너다녔다고 하여 이 일대를 배다리마을이라고 했으며 여기서 선교장(船橋)이라는 이름도 유래했습니다.

 

2013. 10. 9. 오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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