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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마지막.

울진의 '그 나머지 것들' 마무리하고 끝내겠다고 했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나다보니 깜빡했네요.이미 이야기는 대구로 넘어갔으니 울진 마무리는 성류굴 간단하게 소개하고 마치겠습니다.오늘 더블헤더네요. ^^울진 성류굴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1호 개방굴입니다(1967년). 우표에도 나오는 등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어서 한때 단골 수학여행지로 각광 받았지만 요즘은 옛 영화의 끝자락을 쥐고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썩어도 준치’입니다.인근 삼척이 환선굴, 대금굴, 관음굴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아예 ‘세계적인 동굴 도시’를 표방하는 상황인지라 맏형 성류굴은 조금은 퇴락한 어떤 것의 느낌을 줍니다.성류굴은 1호 개방굴 말고도 또 하나의 명찰을 달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최남단 석회동굴이라는 타이틀입니다. ..

밴드 연재글 2025.02.17

대구 청라언덕-1.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청라언덕위에 백합 필 적에나는 흰나리 꽃 향기 맡으며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청라언덕과 같은 내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이게 뭐냐고 묻는 사람은 설마 없겠죠?동무생각백합 같은 내 동무를 생각하며 노래 부르던 청라언덕이 바로 대구 동산(東山) 일대라고 합니다.한국 근대음악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박태준 선생이 대구 계성고 재학시절 인근 신명여고의 한 여학생을 짝사랑했다네요. 이 스토리를 듣고 시인 이은상 선생이 써 준 시가 바로 이 '동무생각'이라고 합니다.그러니까 이때 '동무'는 동성이 아니라 이성이라는 얘기지요!대구 중구청에서는 이 언덕에 아예 청라언덕비를 세우고, 이 재밌는 얘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관광객 유치에 짭짤한 재미를..

밴드 연재글 2025.02.17

울진-5.

누가 정한 건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3대 계곡이라는 게 있답니다.설악산 천불동계곡, 지리산 칠선계곡, 그리고 울진(천축산) 불영계곡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그랜드캐년(발음주의!)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별칭은 싼 티가 나는지라 저는 그렇게 부르지 않겠습니다. 울진의 小금강이 더 낫지 않나요?장장 15km의 깊고 물 맑은 이 천혜의 계곡은 최고의 트레킹 명소입니다. 트레킹이라고 하면 올레길, 둘레길 하는 식으로 만만하게 생각하지만 불영계곡처럼 험준한 계곡 트레킹은 장비를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위험합니다.이곳을 정말 ‘만만하게’ 운동화 신고 다녀오실 분들에게는 불영계곡휴게소와 불영사 가는 길을 추천합니다.불영계곡휴게소에 차를 두고 계곡 쪽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텐트 치기 좋은 너른 터가 나옵니다. 이곳은 밤이 ..

밴드 연재글 2025.02.17

울진-4.

울진 죽변항.이곳에 가면 볼 만한 것들이 꽤 많습니다.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맑은 바닷가와 항구 주변의 막회집, 백년 역사의 하얗고 예쁜 죽변등대, 등대 좌우로 난 대숲길.근데 맑은 바닷가나 예쁜 등대나 고즈넉한 대숲길은 조선팔도 여기저기 수도 없이 많습니다.그래서 오늘 죽변항을 소개하면서는 여기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어떤 것을 소개하려고 합니다.드라마《폭풍속으로》세트장.전국의 수많은 드라마세트장 중 가장 풍광이 멋진 곳에 자리 잡은 시설입니다. 《겨울연가》속의 남이섬이 그렇듯 대개 촬영지나 세트장은 드라마 속 기억나는 장면을 떠올리는 맛인데, 이곳 세트장은《폭풍속으로(2004. 3. 13. ~ 5. 30. 방영)》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을지라도 이곳을 보는 자체가 멋진 구경이 됩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

밴드 연재글 2025.02.17

울진-3.

관동팔경 중 두 곳이 울진에 있습니다. 망양정과 월송정.관동팔경은 금강산의 총석정을 비롯하여 청간정, 낙산사, 삼일포, 경포대, 죽서루, 망양정, 월송정(또는 시중대) 등 동해안을 따라 만날 수 있는 관동지방 8곳의 절경을 말합니다. 조선 선조 시기 송강 정철이 강원도관찰사로 부임하면서 이 일대를 유람하며(명목은 시찰이었겠지요) 관동별곡을 지을 때 망양정에 대해서는 이렇게 읊었습니다.…… 망양정에 올라보니 바다 밖은 하늘인데 하늘 밖은 무엇인고가뜩이나 성난 파도를 누가 놀라게 하기에 물을 불거니 뿜거니 어지러이 구는고은산을 깎아 온 세상에 흩뿌린 듯 오월 하늘에 흰눈은 무슨 일인고하늘 밖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끝없는 수평선이며, 고래가 요동치는 듯한 파도하며, 흰 눈처럼 바다 위에 반짝이는 은빛 물비늘까지..

밴드 연재글 2025.02.17

울진-2.

울진에 유명한 온천이 두 군데 있습니다. 물론 관내 이곳저곳에 동네 사람들만 즐기는 소소한 온천도 많지만 외부에 알려진 곳만 따지면 덕구온천과 백암온천입니다.조선 광해군 때로 헤아리는 오랜 역사, 50℃를 넘는 높은 수온 등등 스펙 면에서는 백암온천이 앞섭니다. 두 곳 모두를 다녀온 사람 얘기를 빌리자면 백암온천 약호가 더 뛰어나다나 어쨌다나…그렇지만 오늘 이곳에서는 덕구온천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모든 스펙을 뒤엎는 덕구온천만의 '국내유일'이 있기 때문이지요.저도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땅밖으로 솟아오르는 자연용천은 우리나라에서 덕구온천이 유일하다고 합니다.덕구온천을 제외한 모든 온천수는 솟아오르는 게 아니고 지하에서 뽑아 올리는 거랍니다.모르셨죠?수안보, 온양, 도고, 부곡, 풍기 등등이 다 그렇다네..

밴드 연재글 2025.02.17

울진-1.

울진!경상북도일까요? 강원도일까요?강원도였다가 1963년에 경상북도로 편입됐습니다. 북으론 강원도 삼척, 남으론 경북 영덕과 접하고 있습니다.말씨도 그렇습니다. 강원도 사투리인듯, 경상도 사투리인듯…경상도에 조금 가깝게 들리긴 합니다.울진하면 떠오르는 이름들 – 성류굴, 원자력발전소, 대게, 금강송 ……조금 더 들어가자면 덕구온천, 백암온천, 불영계곡, 왕돌잠(초), 관동팔경 망양정과 월송정, 십이령, 송이 등이 있습니다.하지만 입에서 바로 튀어나오는 연상은 단연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사건'입니다. 안보가 가장 우선이던 시절(지금도 많이 다르진 않지만) 우리는 그렇게 배웠습니다. 무장공비가 어떤 곳으로 침투하겠습니까?사람 눈에 띄지 않고 몰래 상륙할 수 있어야 하며 혹시라도 들킨다면 지체 없이 숨..

밴드 연재글 2025.02.16

길 따라 노래 흥얼, 언덕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처음으로 마감을 해봤습니다.그 고마운 분들을 소개합니다. ^^여기는 을사늑약의 현장, 중명전입니다. 이번 참가자들의 특징이라면 '딸과 함께'였습니다.중2, 고2, 대1, 다양한 연령의 딸들과 동반해주셨습니다.제가 '딸 데리고 오라'고 한 적이 없는데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건 교육적인 이유가 아니었을까 짐작합니다.대한제국기(속칭 구한말)를 전후한 시기 가장 뜨거웠던 역사의 현장을 자녀와 함께 하고픈 장한 부모들이십니다.아, 물론 딸보다 사랑스런 아내만 동반한 분도 계셨습니다. ^^덕수궁에서 시작되는 '정동길'은 '근대문화1번지'라 이름 붙은 역사 탐방로입니다.이런 연표와 지도를 더듬어 가며 천천히 걷기에 아주 좋은 길입니다.우리도 그렇게 걸었습니다.하지만 여행 후기는 좀 색다르게 써볼까해요.일단 노래 ..

영양.

오랜만입니다.한 보름간 컨디션도 개판이었고, 몽골 다녀오랴 어제는 카페 여행 인솔하랴 쪼매 바빴습니다. ^^'어디까지 썼지?' 하고 뒤져보니 청송 이야기 마치면서 영양으로 넘어가겠다고 했네요."내가 왜 그랬을까?" ㅠㅠ사실 저는 영양을 몇 번 못 가봤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들려줄 얘기가 별로 없습니다.들어서 알기로는 영양은 문인의 고장입니다. 영양 일대 안동권 모두가 조선시대 이래로 유학자의 고장이지만 특히나 영양은 학자, 문인들을 유별나게 많이 배출했습니다.그 중 유명한 사람이 조지훈과 이문열.특히나 승무로 유명한 시인 조지훈은 햔양 조씨 집성촌 주실마을 출신으로서 본명은 조동탁입니다. 가운데 이름 '동'자 돌림을 쓰는 '조동○'라는 이름의 문인, 학자, 교수들이 얼마나 많은지 검색해보시면..

밴드 연재글 202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