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여수 오동도에 다녀온 사진을 정리하다, 문득 이형기 시인의 '낙화'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첫 소절 말고는 외지도 못하지만 ^^
지난 여수의 추억을 떠올리며 좋은 시 함께 감상하십시다.
동백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는 꽃입니다.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몰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2013.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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