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청송 맛집’이란 말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없을 겁니다!
맛집 블로그, 카페 다 뒤져보십시오. 청송의 유명한 맛집은 안 나옵니다.
경북 지방이 상대적인 맛집 불모지이기도 하지만 청송에는 그나마 전국구 맛집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군데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 이름도 토속적인 만보식당.
청송시장 길 건너서 좁다란 골목길을 두번 꺾어 들어가면, 간판도 따로 없이 대문 기둥에 만보식당이라고 적힌 집이 나옵니다. 제가 선호하는 형태의 맛집입니다.
물론 이곳도 지역맛집의 보증수표, 군청 공무원을 따라 간 곳입니다. 시원 칼칼한 해물탕과 먹을수록 입맛 당기는 골부리찜이 제 입맛에 딱입니다.
가장 맛나게 먹은 건 골부리찜입니다. 골부리는 다슬기를 일컫는 이 지역 사투리인데 지역에 따라 고디, 올갱이 등으로도 불립니다. 해장국으로나 먹었지 이렇게 찜으로 해먹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분쇄기를 쓰지 않고 주인이 이쑤시개 같은 걸로 일일이 빼내서 조리한다고 합니다.
만보식당의 대표 메뉴는 해물탕과 해물찜입니다. 맛있게 먹으면서도 '내륙지방 청송에 웬 해물탕?'하고 갸우뚱했는데 신기하게도 내륙오지 청송의 해물탕이 웬만한 바닷가 해물탕보다 낫습니다.
소설 ‘객주’의 김주영 작가도 자주 찾는다고 하네요.
청송에 가시면 달기약수터의 닭백숙과 닭불고기도 먹을 만합니다. 아시죠? 우리나라 탄산약수터의 등식.
탄산약수터=닭백숙.
이밖에 군청 오른편에 고향식당이라는 중국집이 있는데 이 집 짜장면이 전국 최고라며 청송 사람들이 자랑합디다. 저하고는 연이 안 닿는지 청송 들락거리면서 아직 한번도 못 먹어 봤습니다.
지금 이 순간, 졸려서 정신이 혼미합니다.
고향식당 짜장면 언젠가는 먹겠다는 결의를 전하며 이만 총총!
(후기: 고향식당은 2023년 5월에 문을 닫았습니다.)
2014. 9. 13. 오후 11:40